지난 3월 노동관계법 개정이후 탄력적근로시간제(변형근로제) 선택적근로
시간제 재량근로제 등 새로운 근무형태를 도입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또 퇴직금중간정산제를 도입한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13일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법 개정이후 6월말까지 변형근로시간제 도입을
위해 취업규칙을 변경했다고 신고한 업체가 1백47개였고 선택적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제를 도입키로한 업체도 각각 1백34개와 84개에 달했다.

재량근로제는 42개업체에서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퇴직금중간정산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업체도 3백95개에
달했으며 1백73개 업체는 퇴직연금보험 가입을 취업규칙에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법 개정 과정에서 임금삭감 논란을 빚었던 변형근로제의 경우 대부분
별도의 임금보전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노사 합의로 도입, 2주 단위의 토요
격주휴무제로 시행하고 있다.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의 경우 지난 5월 연회담당부서 사무직 등을 대상
으로 2주 단위 변형근로제를 도입, 일감이 많고 적음에 따라 주당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호텔은 변형근로제 도입이후 임금보전방안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연말까지 시행한뒤 보완할 예정이다.

노동법 개정후 맨먼저 4주 단위 변형근로제를 도입한 창원 범한금속은
1~3주 토요일은 휴무하고 4주 토요일에는 8시간, 5주 토요일에는 4시간
일하고 있다.

이 회사 윤이중 총무팀장은 "변형근로제 실시로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을 보전해주고 있어 이 제도가 회사에 유익한지 여부는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퇴직전에 퇴직금을 받는 퇴직금중간정산제는 법개정후 증권업체 등 금융
기관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 최근에는 업종과 업체규모에 상관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말 퇴직금중간정산제를 도입한 (주)쌍용의 경우 15년이상 근속한
사원 40여명에 대해 근속연수에 따라 평균 5천만~6천만원의 퇴직금을 지급
했다.

퇴직금중간정산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은 것은 퇴직금 적립 또는 일시
지급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회사측 이해와 주택마련 등을 위해 퇴직전에
퇴직금을 받고자 하는 근로자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때문.

최근에는 기아그룹이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회사가 지급능력이 있을 때
퇴직금을 챙겨두려는 근로자들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