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사람들은 태어나 살다가 늙고 병들어 죽는 생로병사의 운명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왔다.

그결과 많은 종교와 철학이 생겼으며 중국에서는 불로불사 또는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도교가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고자 동해 삼신산에 동남동녀를 보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도교는 불로장생하는 신인이 되는 방법에 따라 무위청정한 생활을
강조한 노장철학, 부적을 중시하는 주술적 신비주의, 단약을 만들려고
애쓴 연금술, 운기조식 도인 복식 등에 치중한 양생법 등으로 나뉜다.

이같은 노력이 나중에는 부분적으로 미신으로 흐르거나 건강 또는
정력에 좋다는 몬도가네식 음식을 챙겨먹는 극성으로 변질됐다.

"남자는 정력에 좋다면 못먹는 것이 없고 여자는 예뻐진다면 안바르는
것이 없다"는 옛말을 보면 이같은 현상이 얼마나 광범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연금술은 화학발전에 기여했고 불로초를 찾으려는
노력은 신농본초경과 같은 약초학을 발전했다.

오늘날에는 신체의 다른 곳에 전이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암치료를
위해 정상세포에는 독성없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약물개발에
몰두하고 있는데 한예로 영지버섯이나 지난 95년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
에서 주목으로부터 항암물질을 추출해 만든 택솔을 들수 있다.

농촌진흥청 잠사곤충연구소 조세연 박사팀이 지난 7일 누에를 이용해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동충하초라는 버섯도 이같은 예에
속한다.

겨울에는 벌레로 있다가 여름이면 버섯이 된다는 뜻인 동충하초는
곰팡이균의 일종인 자낭균류가 나비 매미 벌 딱장벌레 메뚜기 거미 등에
기생하다가 숙주인 곤충을 죽이고 머리와 줄기로 형성된 곤봉 또는
선모양의 자실체를 내는 작은 버섯이다.

한방에서 귀한 악재로 여겨왔고 중국의 덩샤오핑 (등소평)이 오랫동안
복용한 것으로 유명한 이 버섯은 농진청이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실제로 항암 면역강화 피로회복 등의
약리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