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과 동국제강이 한보철강의 자산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당진제철소 공사를
맡아 온 (주)한보가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

30일 포철은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당진제철소 B지구의 남은 공사를
기존의 시공권자인 (주)한보가 아닌 포스코개발에 새로 발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부도직전까지 당진제철소 공사를 진행해 80%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주)한보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게 됐다.

당진제철소 B지구의 잔여 공사 일감은 약 1조5천억원대에 달한다.

또 (주)한보는 한보철강 부도이전인 지난해 12월과 금년 1월 두달간 진행된
1천9백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받지 못한 상태이지만 이 공사비의 상당부분은
채권확인이 되지 않아 돌려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주)한보는 작년 12월 한보철강으로부터 양도받은 40만평 규모의
부산제강소를 비롯해 모두 5건의 부동산과 설비(총 2조5천억원 상당)를
한보철강의 자금조달을 위해 담보로 제공했으나 이것도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주)한보는 현재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1천억원 규모의 창원~영주간
도로공사 등 모두 24건, 6천억원 규모의 공사를 국내외에서 진행중이지만
당진제철소 시공권을 잃게 되면 이들 공사에도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재산보전관리처분을 받고 있는 (주)한보는 법원과 채권
은행단 등에 포철측의 자산인수방식을 수용하지 말아달라고 건의할 계획이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