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통일되면 엄청난 변화가 있게 될 것이며 많은 시행착오도
예상됩니다.

반세기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양측이 다른 길을 걸어온
만큼 당연한 현상이겠지요.

따라서 통일에 대비한 남북한간 이질성 극복과 동질성 회복 연구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최근 동북연구소와 남북사회문화연구소를 통합, 신임 이사장에 취임한
설용수 "남북사회문화연구소" 이사장은 "독일의 경우 지난 70년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한 이래 20년 이상의 준비과정을 거쳐 통일됐지만 아직도
양측이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이러한 준비과정이
미흡해 독일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남북통일에 대비한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설 이사장은 이를 위해 남북사회문화연구소는 <>평화적 남북통일에
관한 정책개발 및 통일이후의 한민족 위상정립 <>민족통합의 원리로서의
통일사상 정립 <>남북간 이질화현상의 극복 및 한민족의 동질성 회복
등에 관한 연구를 하는 한편, 한민족 및 통일문제에 관한 국제학술세미나와
연구논문집 발간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 이사장은 또 "북한사회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탈북자와
귀순자 4명을 연구위원으로 위촉, 자본주의체제 적응 및 북한의 제반분야를
연구토록 하고 있다"며 "앞으로 탈북 및 귀순자 출신 연구요원을 3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한
설 이사장은 경찰대 교수, 국제승공연합 중앙연수원장을 거쳐 현재
중앙노동경제연구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남과
북이 함께 사는 길" "전환시대의 위기관리" 등의 책을 펴냈다.

남북 이데올로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지금까지 각급기관 및
단체에서의 강연횟수가 1만5천여회에 이른다.

남북사회문화연구소는 오는 9월 "북한사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데 이어 10월에는 탈북.귀순자들이 참여하는 이벤트인
"남북화합의 밤"을 마련하고 11월중에는 통일문제에 관한 시민 공개강좌 및
북한동포돕기 모금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유엔개발계획 (UNDP)이 자유무역지대를 추진중인 북한의 나진.선봉지역은
지리적인 요충지로서 한반도 통일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한 설 이사장은 "그러나 정부가 이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해 제3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실정"이라며 "이 지역에 대한 경제적인 접근 노력이
아쉽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 정규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