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카콜라와 맥도널드사가 아시아와 남미 신흥시장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사로잡은지는 이미 오래됐다.

유명세를 내세워 저가격의 음료와 햄버거로 쉽게 공략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고가상품을 취급하는 미국 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백달러상당의 청바지, 2천달러 상당의 컴퓨터, 뮤직채널 등 고가 및
선진국취향 상품이 신흥시장의 어린이 및 청소년층을 파고들고 있다.

가처분소득이 성인보다 적은 이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은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IBM컴퓨터가 그대표적인 사례.

브라질에서 피아트자동차와 제휴해 자동차에 압티바컴퓨터를 끼워팔고
있다.

IBM이 피아트에 운용자금을 지원해 주는 조건으로 자동차판매가격에서
PC가격분을 공제하는 방식이다.

이는 어린이가 딸린 중산층 가족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시티뱅크는 개도국에서 20대초반을 타깃으로 크레디트카드판매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만 대학생과 대학을 갓 졸업한 직장인들에게 50만장을
발행했다.

이를 위해 5백명의 세일즈맨조직을 운영중이다.

미국 비아콤사의 유료뮤직채널 MTV는 최근 아시아의 10대청소년을
정기시청자로 끌어들이는데 대성공했다.

아시아지역 사업담당인 MTV네트워크아시아사의 매출액은 지난
한햇동안 4배나 증가했다.

올해도 3배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리바이스사도 최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 청바지의 판촉전략을
수정했다.

라이선스계약 판매 중심에서 직판체제로 전환, 직매장을 늘리기 시작했다.

다른 미국 기업들도 미 대중문화가 세계 청소년층에 급속히 침투하면서
이들의 상품선호도가 동일해지고 있다고 본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규모와 자금조달능력에서 주요 구매층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오는 2000년께 아시아와 남미의 10~24세 청소년인구는
전체의 30%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회사인 저스트키드사는 중국의 4백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7~12세 어린이들의 연평균용돈이 1백82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4백93달러)과 프랑스(3백77달러)어린이보다 적은 액수지만 중국의
1인당소득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이다.

대가족제도하에서 다수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용돈을 주기 때문.

일부 신흥시장에서는 어린이들이 성인보다 구매력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