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유연하며 두통을 호소하지 않는 섹스상대, 관계가 깨져도 위자료
를 청구하지 않는 섹시한 로봇 섹스파트너가 등장할 것 같다.

미국 사회학자 조얼 스넬씨는 이같은 이상적 파트너를 상대로 한 미래형
섹스를 "로봇과의 섹스" 다시말해 "섹스봇"으로 부른다.

스넬과 함께 미래학을 연구하는 동료학자이며 <섹스 오디세이>의 저자인
케네스맥스웰은 에덴동산의 원죄에서 "사이버 섹스"에 이르는 섹스의 긴
여정을 걸어 온인류가 바야흐로 모든 터부를 무너뜨릴 진정한 섹스혁명의
문턱에 서 있다고 설파했다.

캘리포니아대 생물학과 명예교수인 맥스웰은 "전혀 새로운 유형의 섹스
모험인(컴퓨터와의) 가상섹스가 곧 개발될 것"이라고 예언하면서 섹스
실험의 경계선을 훌쩍 넘어서려는 무제한의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맥스웰 교수는 미국의 권위있는 미래학잡지 <더 퓨처리스트> 최신호에
실린 "미래의 섹스"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섹스 관련 기술에 혁신적 돌파구가
열려 현재 시판되는 진동기 등 섹스 보조기구들이 석기시대 유물처럼
원시적으로 보일 날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들이 자유럽게 원하는 섹스 장난감을 구입하고 미국이
매춘을 합법화하며 의사들이 마치 스포츠, 날씨, 취미 얘기를 하듯 섹스에
대해 공공연히 주저없이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맥스웰 교수는 그러나 21세기의 섹스혁명이 모든 사람들의 섹스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놀라운 신세계"를 열어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인간대
인간의 애정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등, 개선에 앞서 개악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아이오와주 시더 래피즈에 거주하는 스넬씨도 상대방에게 달콤한 말을
속삭일줄 아는 자극적인 섹스 로봇이 개발되겠지만 이러한 기술은 중독성을
유발하고 결혼관계를 위협하며 일부 남성들의 동성애 실험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