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컵이나 스테인드글라스를 차라리 내 손으로 직접 만들 수는 없을까.

마음에 드는 유리컵을 찾아 가게를 헤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져 봤음직한 생각이다.

만들 수 있다.

올 여름엔 유리조형에 한번 도전해보자.

2주 정도면 환상적이고 신비스런 빛의 글라스에 아이스커피를 담아 그이와
즐길 수 있다.

유리조형을 배우려면 서초동 예술의 전당 내에 위치한 유리조형 아카데미를
찾아야 한다.

이곳은 세계적인 브라운관유리 메이커인 삼성코닝이 국내 유리문화를
가꿔가기 위해 1억5천만원을 협찬, 개설한 산업과 예술의 합작체.

국내 유일의 유리조형 강습기관이다.

유리공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문외한이라도 초급과정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다.

첫날은 샌드 블라스트.집에서 각자 가져온 유리그릇을 갈아서 독특한
무늬와 모양을 연출한다.

밋밋한 유리컵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신선한 체험이다.

다음은 퓨징.유리조형 아카데미에 설치된 전기로를 이용해 유리의 일부를
녹인 뒤 서로 접합시키는 등의 방법이다.

직접 만든 시계나 핀을 집에 가져가 자랑할 수 있다.

다음 과정인 슬럼핑과 캐스팅은 좀더 어려운 테크닉이 필요하다.

석고 틀에 유리재료를 부어넣어 접시 재털이에서 조명등갓 데드마스크 등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연출하게 된다.

화강암이나 대리석과 유리를 접합하는 라미네이팅을 배우면 석달의
유리공예 초급과정은 모두 끝난다.

중급반까지 개설된 유리공예 외에 스테인드글라스반도 있다.

빛의 오묘한 조화를 나타내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직접 만드는 과정.

색유리를 납을 이용, 결합시키는 스테인드글라스반은 매주 목요일 강의가
있다.

주1회 3시간 강의에 한달에 16만원 정도의 강의료를 받는다.

그러나 유리원료 등 재료비만 30만원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비싼게
아니라고.

1천만원을 호가하는 전기로 등 설비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집을 환상의 유리작품으로 채울 수 있고
친지들에게 가장 값진 선물을 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다.

예술의 전당 유리조형아카데미는 수강생들을 위해 미술관에서 연말
전시회도 계획중이다.

수강생들은 또 미술관의 기획전시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주차장
사용료도 면제되는 등 각종 혜택을 얻는다.

우리나라는 유리조형의 역사가 매우 짧고 미술가들도 손꼽을 정도로
적은 편.

대학과정에서는 천안 남서울대학교 환경조형학과 하나뿐이다.

예술의 전당 유리조형 아카데미에서는 남서울대학교의 전공교수들이 주부
직장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지도한다.

지난 5월부터 강의를 시작했으며 다음 기 강의는 8월25일 개강이다.

580-1619~20

< 김주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