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표상으로는 수출회복등에 힘입어 완만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기업이나 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침체를 벗지
못하고 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이같은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차이를 수출에
의존한 완만한 경기회복과 구조조정의 진행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연구원은 8일 "97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장기간의 침체국면에서 어려움
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종전환등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비용절감을 위한 감량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경기국면과
상관없이 기업의 체감경기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이같은 살빼기 경영은 또 임금상승률을 둔화시키고 고용불안으로
이어져 가계의 체감경기마저 떨어뜨려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개방화가 진전되고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경우 기업의 경영환경은
경기국면과는 무관하게 점점 악화돼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차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의 경기회복이 전적으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체감경기의 회복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주력 수출품목인 첨단 중화학공업은 지난 4~5월중 평균 8%대의 성장국면을
맞고 있는가하면 경공업생산은 5%대의 감소하는등 경공업의 사양화로 부도가
급증하고 있어 기업의 체감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밖에 물가가 90년대들어 최저수준을 보이고 금리도 최근 11%대
로 하락하는등 지표상으로는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파괴 현상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자금시장의 양극화에 따른 부도가능성
심화등 상반된 요인들이 산재해 있는 것도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차이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박영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