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우리기업 차원의 자원봉사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종래 단순한 기부 협찬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직접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등 입체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

지난 4월초 축협중앙회에 근무하는 최모(31)씨는 농촌자원봉사를 위해
충남 당진에 있는 한 축산농가를 찾았다.

3박4일의 짧은 기간동안 뭔가 도움되는 일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도착했지만 도시에서만 자란 최씨가 할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첫날은 축사청소를 하고 둘째날과 셋째날은 사료창고 정리와 농기구들을
닦았다.

팔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끊어질듯 아팠다.

그러나 낮에는 익숙지 않은 농사일을 하고 저녁에는 축산농가의 현실에
대해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씨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수 있었다.

최씨가 벌인 활동은 축협중앙회가 사원들에게 농촌현실을 체험케 하고
농촌을 돕자는 취지에서 지난 92년부터 시행하기 시작한 현장체험 자원봉사
활동의 일환.

예상보다 호응도가 높아 해마다 2백~2백50명이 신청하고 있으며 지난 6년간
농가를 찾은 인원만도 1천명이 넘는다는게 축협중앙회의 설명이다.

벽산그룹은 아예 그룹차원에서 자원봉사제도를 도입한 경우.

이 그룹은 지난해 계열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각 계열사가 자체 활동계획
을 수립해 그룹 비서실에 보고할 것 <>계열사별로 봉사활동 담당자를 지정할
것 <>직원 교육프로그램에 사회봉사활동을 필수코스로 지정할 것 등을 지시
했다.

이 그룹 계열사인 동양물산의 경우 이미 공문이 전달되기 전부터 팀장이나
지점장의 지휘아래 환경보호, 낙도어린이에게 책보내기, 독거노인 급식지급
등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왔다.

이 회사직원 K씨는 "최근들어 경기침체로 다소 활동이 부진해졌지만 사원들
의 반응은 아주 좋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이와는 달리 정규직원이 아닌 입사예정자들이 주축이 돼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기업도 있다.

LG전선이 바로 이 경우.

이 회사에 입사하기로 예정된 산학장학생들의 모임인 한누리는 지난 95년
부터 한빛맹아원 남사랑재활원 등을 방문해 학습지도 환경캠페인 도색작업
등 많은 자원봉사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95년 7월부터는 보라매보육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 방문및 초청행사를
갖고 있다.

활동영역도 보다 넓혀 재활원생 목욕 빨래 컴퓨터기증 야외소풍 공장견학
가정초청 등으로 다양화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정사원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신분인 만큼 봉사활동에 대한
참여도가 높고 정식 입사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활동을 한다는 점이 특징
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이들 회사 외에도 삼성그룹 한국산업은행 제일은행 한솔파텍 등이 직원
자원봉사제도를 운영중이며 한국투자신탁 이랜드 등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미 신입사원 연수에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넣고 있다.

기업관계자들은 "이같은 자원봉사활동이 소비자들과 보다 친숙해질수 있고
직원들의 인성개발에 도움을 주며 팀워크까지 탄탄히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어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