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정치발전협의회이 지지후보 결정을 포기함에 따라 정발협 소속
지구당 위원장들을 끌어안으려는 경선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선후보 진영은 3일 측근들을 총동원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도
직접 나서 핵심인사들을 접촉하는 등 1백53명에 달하는 정발협 회원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내편 만들기"에 착수했다.

우선 이회창 전 대표측은 정발협 지도부와의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는 한편 회원 40~50명을 영입, 대세몰이를 가속화
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전대표측은 이를 위해 민주계와 정서가 통하는 측근들을 동원, 대세론을
내세우며 회원들을 개별적으로 포섭해 나가고 있다.

이와함께 이전대표가 집권하게되면 민주계의 장래는 보장받을수 없을 것
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인위적인 사정등의 정치보복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측근들은 이같은 정발협 공략의 가시적인 성과가 4일로 예정된 경선대책위
발족때에는 상당부분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한동 박찬종 고문과 김덕룡 의원 등 3인 연대진영은 정발협의 활동중단에
대해 "김심"이 실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눈치다.

정발협과 긴밀한 공조속에 추진된 "이회창 퇴진운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고 이런 정서적 기반이 정발협 소속 위원장들의 공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발협내 자파세력이 취약했던 이고문측은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통합을 통한 정권 재창출"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당이 분열되지 않을
유일한 후보" 등의 논리적 대응으로 정발협 지도부에 접근하고 있다.

박고문은 민추협 등으로 맺은 민주계와의 오랜 인연을 부각시키는 한편
"문민2기 계승론"을 펴고 있다.

이와함께 자신의 기반인 부산 경남지역에서의 "압도적 민심"을 무기로
"박찬종 선택론"을 전파시키는 한편 전국적으로는 "DJ를 확실히 이길 후보"
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위원장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의원은 진영은 정발협의 향배를 단정적으로 판단을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판단하에 자파 위원장들을 정발협에 잔류시키면서 순차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자파 위원장들로 정발협 내부 기류의 흐름을 탐지하는 한편 이들을 통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위원장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정발협내에서 최대의 지지세를 유지했던 이수성고문측은 정발협 회
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데 거의 사활을 걸다 시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고문은 서석재 김정수 이세기 공동의장및 서청원 간사장 등
정발협 지도부와 긴밀한 접촉을 유지해 나가면서 정발협내 지지 인맥을
총동원, 정발협의 분위기를 주도할 예정이다.

정발협내에서 상당한 지지분위기가 일었음에도 위원장수의 확보에서는
다소 밀렸던 이인제경기지사는 이제 정발협 회원들의 선택이 자유로워졌다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이지사는 이 과정에서 "이인제 본선 필승론"을 전개, 세 확대를 도모하는
한편 다른 후보쪽에 기울고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최소한 중립을 지키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최병렬 의원은 후보경선은 어디까지나 대의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정발협 위원장들과의 접촉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