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정안의 주요골격을 지난 4일 1차 4자회동에서 이미 결정됐다는
후문.

강부총리는 이날 이미 금통위에 재경원 차관의 당연직 참여배제 등 중앙은행
의 독립성 대폭 강화를 제의했다는 것.

대신에 한은 총재에게 물가관리책임을 명확히 지우기 위한 물가관리계약제도
도입과 이경식 한은 총재가 주장한 한은의 통화관리에 필요한 감독기능 보유
및 한은내 1개 부서 규모의 감독부 신설 등 핵심사안에도 선뜻 합의.

12일에는 감독권한보유의 세부범위 등을 둘러싸고 막판까지 논란을 벌였다고
한 관계자가 전언.

<>.이번 정부안에는 강부총리가 지난달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각국
재무장관들로부터 수집한 정보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특히 이번에 새로 도입키로 한 물가관리계약제는 영국이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논의하면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한 강부총리가 제안
했다는 것.

강부총리는 영국 독일 일본등 선진국들의 중앙은행제도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상당히 과감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자극받아 하루라도 늦출수 없다고
판단한뒤 이를 강행키로 최종 결심.

<>.강부총리는 이날 발표문안을 15일 자신이 스스로 작성한뒤 디스켓으로
재경원 관계자에게 건네줘 문구를 수정하게 해 금융개혁에 대한 열의를 입증.

또 재경원 실무자들이 만든 문답자료에 대해서도 본인이 내용을 상당부분
확충했다고.

한 관계자는 지난 80년대초 재무부장관 시절 중앙은행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무산된 경험을 갖고 있어 이번 중앙은행제도개편에 대한 의지도 남다르다고
해석.

<>.이번에 강부총리와 이총재가 스타일은 다르지만 둘다 한국은행과 경제
기획원 출신으로 부총리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쉽게 합의에 도달할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

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더이상 욕심을 낼 입장이 아니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한은 총재가 부총리를 역임하지 않았거나 재무부출신
이었더라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

<>.강부총리나 이총재가 4자 논의과정을 부하직원들에게 일체 밝히지 않아
실무자들이 크게 불만을 표시.

한 재경원 실무자는 "최종안이 마음에 안들지만 밤새워 작업할 정도로
이재국 출신은 철저하게 상명하복한다"면서도 "금통위의장을 내놓는 마당에
재경원차관조차 금통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것은 앞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불만.

특히 한은노조가 이번안에 반발하는데 대해 "국가정책에 반기를 드는 노조가
있는 기관에 국가의 주요기능을 맡기게 됐다"며 "중앙은행에 노조가 있는
것조차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분개.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