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보다 널리 알리고자
출간을 돕게 됐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퍼스트 엔터프라이즈 (First Enrerprise)라는
건설회사를 경영하는 박태형(47) 사장.

UNDP (유엔개발계획)의 96년판 인간개발보고서 "경제성장과 인간개발"이
한국어로 처음 번역출간되는데 기여한 숨은 공로자다.

UNDP 96년판 보고서를 한국어로 번역하겠다고 나선 곳은 LA의
베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정연진).

그러나 UNDP는 베터 커뮤니케이션즈의 한국어판 출간 제의를 받고
난색을 표했다.

한국어는 UNDP가 후원하는 공식언어가 아니기 때문.

이때 박사장이 출판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자원,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보고서를 출간하게 됐다.

"한국을 바로 알리는데 내국인과 교포가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지난 30년동안 경제성장과 인간개발을 가장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나라로 분석돼 있는 보고서를 우리글로 펴내자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겝습니까"

박사장은 미국 한인사회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대표적 인물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82년 비행기표만 들고 김포공항을 떠난 뒤 막노동을 비롯해 안해본
일이 없다.

그는 87년 단돈 2천달러 (한화 1백80만원)로 퍼스트 엔터프라이즈를
설립, 10년만에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지진복구 및 주택개량사업의
수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지난 94년 1월 LA대지진때 피해를 입은 교민들을 위해 무료 봉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 15년동안 사업을 하면서 배운 것은 업체의 규모에 관계없이
회사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인의 공익정신이었습니다"

그는 또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서 전원주택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