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선 <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

현재 공업선진국과의 치열할 경쟁속에서 기술경쟁력만이 유일한
생존수단이 되고 있다.

기술없는 생산과 수출은 오히려 무역적자만을 야기시킨다는 사실을
수없이 경험해왔다.

따라서 21세기 공업선진국이 되기위해서는 문화수준과 경제규모에
걸맞는 기술보유국이 되어야한다.

항공산업은 바로 선진 기술보유국이 되기위한 필수과목중의 하나다.

항공산업이 대표적인 종합시스템사업으로 기술파급효과가 그 어느
산업보다 크기 때문이다.

정부와 항공업계는 초보단계에 머물고있는 항공산업을 발전시키기위해
UH-60 헬리콥터와 KTX-2 고등훈련기를 외국과 공동으로 설계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이에 필요한 기술인력 육성에 힘을 기울여왔다.

외국항공업체들에 인력을 파견,현지 기술인력과 함꼐 설계를 할수있는
훈련도 받았다.

우리 기술로 항공기를 설계.제작해 항공기 기술자립도 높이기위한
조치들이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국내 항공기술인력들이 술렁이고있다.

오는 99년 한국형전투기(KFP) 사업이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후속사업이
아직 결정되지않고있고 계획중인 사업도 잇달아 지연되고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술자립을
위한 투자가 단기적인 경제논리에 의해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둘째, 국제공동사업등을 활용해 항공기술을 짧은 시간안에 배울수있는
기회를 만들어야하며 이를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국제 항공동향은 민.군 겸용기술이 확대되고있고 위험분담 경비분담
시장확보등을 위해 기업간 합병, 국제공동컨소시엄을 통한 공동개발사업이
늘어나고있는 추세다.

셋째, 항공관련 대형 국책사업들은 범정부차원인 정책심의회에서
거시적인 안목으로 심의, 결정해야 한다.

항공산업이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많은 정부부처가 관련돼 유기적 협력이
필요할 뿐만아니라 예산지원과 투자의 시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넷째, 항공산업기술이 소재 부품기술에서부터 설계 시스템종합에
이르기까지 매우 방대하다는 점을 감안, 기술습득의 단계별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

다섯째, 효율적인 생산체제확립을 위해 참여업체와 부처간의 업무를
연계하고 총괄적으로 조정하는 책임부서가 신설돼야한다.

이렇게되야 민간.군수용 사업개발이 연계돼 공백없는 생산체제가 구축되고
제한된 인력과 생산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수있는 기반이 갖춰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