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명화-펄프 픽션" (KBS2TV 밤 10시) =

"저수지의 개들"로 충격적인 감독 데뷔를 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재기가
돋보이는 컬트영화로 미국 대중문화의 결정판이라 할만하다.

94년 칸영화제 그랑프리와 LA 비평가협회 선정 최우수 영화에 꼽힌 수작.

시간적으로 엇갈린 세가지 에피소드가 영화의 이야기 흐름을 따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영화는 지독한 유머속에 화면을 폭력으로 붉게
물들인다.

어느 식당에 남녀 건달이 손님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이는 것으로
사건은 시작된다.

빈센트는 동료건달 쥴스와 함께 두목 마르셀러스의 금가방을 찾기 위해
다른 건달이 사는 집으로 찾아간다.

그들의 대화속에서 건달들의 생활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영화는 어느 시점에 가서 갑자기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간다.

마르셀러스는 부치를 불러 상대선수에게 져주라고 하면서 돈을 건네준다.

* "주말의 명화-110번가의 비극" (MBCTV 밤 10시35분) =

할렘을 무대로 지배권을 쥔 백인마피아와 지배받는 흑인들 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

백인 마텔리와 흑인 포프 경위간의 겉도는 대화를통해 흑백간의 큰갈
등을 반영하면서, 비참한 생활에서 탈출하려는 버림받은 인생들의 몸부림과
범죄를 하드보일드 영상으로 보여준다.

모든 사람의 생활 구석구석에 범죄, 폭력, 음모, 그리고 약한자의
한이 배어있는 절망적인 작은 세계의 일단이 실제 빈민가 로케이션으로
포착된 퇴락한 풍경위에 그려져 비장감을 더한다.

뉴욕의 할렘에서 무장강도사건이 발생한다.

마피아의 지배를 받는 할렘의 흑인범죄집단이 수입금을 대부의 회계사에게
전달하는 비밀장소에 경찰복 차림의 흑인 2명이 뛰어들어 5명을 사살하고
돈을 챙겨 달아난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