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란 사람을 비롯한 동.식물의 유전형질을 규정하는 인자다.

G F 멘델이 1866년 유전에 관여하는 특정물질의 존재를 가정하여
유전법칙을 제창한데 이어 W L 요한센은 1909년 인자를 유전인자라고
명명했고 T H 모건은 1929년 유전자의 개념을 확립했다.

유전자 연구는 그뒤 오랫동안 소강상태에 있다가 1940년대에 들어와서야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로부터 유전자 과학은 굉장한 추세로 진보되어 왔다.

실제로 이 분야의 연구자들 조차도 그 진보가 빠른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을 정도다.

유전자의 본체는 DNA (디옥시리보 핵산)이다.

1928년 F 그리피스, 43년 O T 애버리의 실험에서 그 존재가 밝혀진
뒤 53년에는 F D 왓슨과 F H C 크릭이 그 분자구조를 찾아냈다.

DNA는 인산, 디오시리보스 (당), 질소를 함유하는 염기성 고리 화합물 등
3가지가 결합된 세포핵이라는 것이다.

구성물질의 발견은 20세기 최대의 쾌거였다.

사람으 세포핵 한개속에 있는 DNA의 무게는 5천억분의 1g이고 그 너비는
50만분의 1mm로 매우 가늘고 길다란 실과 같다.

이 DNA가 갖는 정보량은 1페이지에 1천자가 들어있는 1천페이지짜리
책으로 약1천권에 해당하는 엄청난 분량이다.

인체는 30억개의 DNA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들은 그 기능에 따라 한개도 틀리지 않고 복제되는가하면 그 정보는
정확하게 한개의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전달된다.

이러한 DNA들중에 단 한개라도 이상이 있게 되는 경우에는 유전병이
생긴다.

당뇨병도 그중 하나다.

인체의 췌장에서 인슐린 생산을 맡은 DNA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병이다.

과학자들은 1982년 인슐린 생산기능을 하는 DNA를 인체로부터 떼어내
대장균 박테리아에 이식하여 인슐린을 만들어 내도록 함으로써 당뇨병
치료에 전기를 마련했다.

최근 생명공학연구소의 연구팀이 암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P53이 세포의
노화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 냈다고 한다.

앞으로 이 노화DNA의 기능이 밝혀지게 되면 노화억제 물질과 암.치매
등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것이라는 것이다.

유전공학사에 또하나의 획기적인 일이 일어날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