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뭐합니까.

남들이 알아줘야지"

최근 만난 한 중소전자제품업체 사장이 늘어놓은 푸념이다.

공들여 제품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더라는 얘기다.

대기업들처럼 뭉칫돈을 들여 광고로 승부를 낼 처지도 못되기에 눈물을
머금고 1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포기하기로 했다는 그의 심정은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법.광고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둘러보면 길이 있다.

디자인이 좋은 제품에 주는 "GD마크"를 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어로 좋은 디자인이란 의미인 "good design"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
바로 이 GD마크.

이 마크는 이름 그대로 디자인이 좋고 사용하기에 편리하며 성능도
월등하다는 것을 정부가 보증해주는 의미이다.

최근 조사결과 소비자들의 50%이상이 이 마크를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마크를 달고 있으면 광고를 안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손길이 한번이라도
더 갈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높은 인지도 때문에 대기업들도 이 마크 따기에 열심이다.

기아자동차의 크레도스에도 붙어있을 정도이다.

자신있게 내놓을만한 제품만 있다면 이 마크를 따는데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마크를 제품에 붙이는데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이 마크를 딸 수 있을까.

매년 한차례씩 열리는 GD상품전에 출품해 합격하면 이 마크를 따게된다.

GD상품전은 통상산업부가 주최하고 그 산하기관으로서 중소기업들에
산업디자인 지도를 해주고 있는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이 주관한다.

올해는 6월10일부터 출품작을 접수받아 선정과정을 거쳐 7월중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단 선정된 제품은 라이프사이클이 끝날때까지 GD마크를 달수 있다.

물론 아무 상품이나 GD상품전에 출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판에 들어간지 1년이내인 상품이어야 한다.

또 디자인을 베꼈다고 인정되는 상품은 무조건 탈락이다.

실제로 출품작 가운데 GD마크를 따는 비율은 60%정도라고 하니 공들여
만들었다면 도전해볼만하다.

이 마크를 딴 업체에 대해 정부차원의 직접적인 법적혜택은 없다.

다만 이 마크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GD마크를 부착한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지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KIDP는 매년 KBS(한국방송공사)에 GD마크를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낸다.

또 한국경제신문을 비롯 다른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이 마크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문의)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02)708-2075~9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