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전체 메모리(F램)는 기존의 메모리 소자보다 한수위다.

우선전원이 끊어질 경우 정보가 소멸되는 D램과 달리 사용도중 전기가
꺼지기 직전까지 입력된 모든 정보를 고스란히 기억(불휘발성)한다.

읽기 쓰기는 기본이며 정보처리속도 역시 D램 만큼 빠르다.

여타 불휘발성 메모리소자에 비해서도 집적도를 한층 높일수 있다.

소비전력도 낮다.

따라서 각종 정보기기에 사용되는 기존의 램(RAM)과 롬(ROM)을 동시에
대체할 수 있는 "꿈의 메모리", "최후의 메모리"라 불린다.

삼성종합기술원 전자재료랩 유인경(44) 박사는 이 꿈의 메모리의 현실화를
앞서 이끌고 있다.

한양대를 거쳐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고 삼성종합기술원
식구가 된지 올해로 5년째.

그는 지난해 삼성반도체사업부와 공동으로 64K F램의 워킹다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기상증착법을 써 최대 난제였던 강유전체 커패시터(축전지)를 집적해 냈고
특히 커패시터의 구조를 개선해 수명(정보 쓰기와 읽기의 횟수)을 10억회
까지 유지토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흘린 땀의 결실은 내년중 이 F램의 상품화로 나타날 예정이다.

그는 이에 만족치 않는다.

미국 일본등 선진국의 기술및 상품화 수준을 누르고 우뚝 서기 위해
서너걸음 앞선 16M, 64M급의 F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수명을 현재보다 3배나 긴 1조회까지 늘려 컴퓨터 메모리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게끔 한다는 목표이다.

쉬운 일은 물론 아니다.

D램이 무서운 속도로 개발되며 메모리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F램을 내놓아야할 당장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고 있어서다.

게다가 D램 만큼의 집적도를 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2~3년 내에 F램만이 기능할 수 있는 고유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계에 접촉하지 않고 1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카드에 정보를 기록하고
읽을 수 있는 원격조종카드(RF ID)가 대표적이다.

2000년께면 이 카드시장만 30억달러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의 메모리소자는 결국 F램으로 대체됩니다. 칩과 이를 응용한 시스템
분야에서 누가 먼저 실용화하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결정될 것입니다"

그는 이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

바로 "생존"을 위해 연구실의 불을 밝히는 자신과 동료 기업연구원들의
추진력을 믿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