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US오픈 우승자 스티브 존스 (미국.39).

그는 다음달 열리는 97 US오픈 (12-15일)을 앞두고 역대 메이저
우승자중 가장 인기없는 골퍼가 신세다.

이유는 단 한가지.

매스터즈 정복에 이어 바이런넬슨클래식마저 우승해 2연승을 기록,
전세계 골프팬들의 우상이 되어 버린 타이거 우즈(21 )때문이다.

존스는 1,2라운드를 우즈와 같은 조에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우즈의
인기를 눈앞에서 확인해야 한다.

우즈가 바이런넬슨대회에서 사상 최고인 8만여명의 갤러리들을 몰고
다닌 점을 보면 그가 처한 상황은 불보듯 뻔하다.

존스의 반응은 담담하다.

우즈에 시선을 빼앗겨 관심의 대상에서 멀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존스는 지난주 콩그레셔널CC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즈와 함께 경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아마도 4라운드 내내 그와 같은 조에서 선두다툼을 벌일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같은 존스의 당당함은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곧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우즈가 샷을 끝내면 갤러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그를 뒤따를 것이고
같은 조에 있는 96브리티시오픈 우승자 톰 레이먼과 존스의 샷은 주목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존스는 "나는 기차가 지나가는 굉음속에서도 샷을 날린적이
있다.

갤러리들이 환호성이 귀찮다는 생각이 들면 귀마개라도 할 것이다"라면서
"그리고 내가 먼저 티샷을 하게되면 이같은 상황은 간단히 해결되는 것
아니냐"며 인내력을 과시했다.

존스가 넘어야할 과제는 또 있다.

우즈가 동반선수 킬러라는 것.매스터즈부터 이번 대회까지 우즈와
맞상대한 선수는 모두 형편없는 성적을 냈다.

매스터즈에서 닉 팔도, 콜린 몽고메리, 코스탄티노 로카 등 쟁쟁한
명장들이 우즈와 맞붙어 단 한명도 언더파를 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즈와 대결한 데이비드 베르게뇨는 3오버파를 기록했다.

존스의 자신감이 우즈의 장타력이 주는 부담감과 갤러리들의 무관심을
이겨낼지 관심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