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돈암동 축대가 무너져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는 기사를 보니 그
축대밑을 지나 출근하던 때 생각이 난다.

돈암동 아파트단지 주변은 90도 경사에 10~20m높이의 축대가 3~4개
있어 그밑을 가 본 사람은 언제나 안전을 생각했을 것이다.

강원도 인제에서 급류타기를 하던 S사 직원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지 열흘도 안되어 이런 사고가 또 발생하고 보니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큰 비는 아니지만 계속되는 비속에 인명과 재산피해가 계속되는 데도
축대나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한 안전점검, 배수지펌프장에 대한
확인등을 통해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막상 사고가 나면 "얼마전 안전점검에서 이상없음 판정을
받았다"느니 "불법입주가 문제"니 하는 식으로 안전불감증을 문제시
하지만 별다른 대책없이 사라져 버리기 일쑤였다.

제발 이제부터라도 사후약방문식의 안전점검태도를 버리자.

그리고 늦었지만 비온후라도 집 주위와 산사태가 날 소지가 없는지
확인하고, 집안의 누전여부도 확인하는 한편 뽑힌 나무나 전주가 있다면
한전에서 조치할 수 있도록 하여 다가오는 여름과 장마 태풍에서 더 이상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

임진영 <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