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적십자 대표접촉이 지난 92년 8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이
결렬된지 4년 9개월만에 3일 중국 베이징(북경)에서 재개된다.

남북적십자 대표단은 3일 오후 북경 시내 샹그릴라호텔에서 만나 민간차원
의 대북식량지원물자에 대한 전달절차 등을 논의한다.

한적은 북경접촉의 의제를 "대북지원물품 남북적십자간 직접 전달절차"로
국한하되 대북식량지원 확대문제나 이산가족교류문제 등에 대해서는 별도
형식의 회담을 통해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북적에 전달할 방침이다.

한적 대표단은 특히 이번 접촉이 북한주민의 식량난 해결을 위한 "예외적
사안"임을 밝히고 향후 남북당사자간은 물론 적십자 대표접촉이나 회담은
반드시 한반도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또 신속하고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판문점을 통한 육로 및
인천항~남포항 노선이외의 해로 추가 확보를 요청하고 분배의 투명성을
보장을 위한 조치 등을 북적에 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지원물품의 원산지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며 지원대상도 지금까지
자강도 희천, 평안북도 신의주 등 15개 시,군 13만명으로 제한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북한 전역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접촉에는 한적에서 이병웅 사무총장이, 북적에서 백영호 서기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