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은 너무 좁다.

해외로 나가자"

올들어 국내 소프트웨어(SW)업체의 해외 수출이 눈에 띄게 늘고있다.

시스템통합(SI)분야를 포함한 SW업체들이 연초부터 굵직굵직한 해외수출
실적을 거두고있는 것.

이는 곧 우리나라 SW기술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국내 SW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밝게 하고있다.

수출 상품으로는 SI분야의 경우 프로젝트 종합관리(PM)및 요소기술,
일반SW 분야에서는 인터넷.인트라넷및 워드프로세서 관련기술 등이다.

올해 전해진 첫 해외수출 낭보는 통신SI전문업체인 한국정보통신이 미국
넥스트웨이브사로부터 2억5천만달러 규모의 종합정보통신시스템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소식.

이번 프로젝트는 작년 우리나라 전체 SW수출액이 3천5백만달러
(한국SW산업협회 집계)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혁명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CDMA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 국내 중견전문업체가 정보통신 메카인 미국시장을 뚫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정보통신이 PM분야에서 대규모 수출에 성공했다면 기아정보시스템은
요소기술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있는 대표적인 케이스.

기아정보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자동지문감식시스템(AFIS)을 이집트에
수출한데 이어 올해에는 시리아 터키등 다른 중동국가로 수출 영역을
넓혀가고있다.

또 AFIS기술을 응용한 솔루션으로 필리핀(국민연금관리공단)및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ICL사와 총6천만달러 규모의
POS(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을 수출했다.

이 회사는 최근 개발한 PACS(의료영상정보시스템)를 동남아및 중동지역으로
수출키위해 현재 활발한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GIS(지리정보시스템)기술을 활용, 미국의 괌 주정부와
통신선로관리시스템 수출계약을 거의 성사시킨 단계.

한글과컴퓨터(한컴) 서울시스템 핸디소프트등 중견 SW전문업체도 해외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섰다.

한컴은 지난달 캐나다의 대표적인 SW전문업체인 코렐사에 워드프로세서
컴포넌트 기술 30만달러 어치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이 회사와
1천만달러를 넘는 자바솔루션 수출상담을 진행중이다.

또 최근 일본에서 일본어판 "아래아한글"을 출시, 1만여 카피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년간 8백억원 규모의 전자글꼴(폰트)을 일본에 수출했던
서울시스템은 올해 일본시장 공략을 가속화, 5백만달러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핸디소프트는 작년 일본 나마다그룹과 체결한 1억5천만달러 규모의
핸디솔루션 공급계약에 따라 그동안 40여명의 인력을 현지에 파견,
프로젝트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나마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일본에서 SI사업을 추진중이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제이씨현시스템이 독자개발한 "인터넷 AOD(주문형
오디오)"를 미국의 한 인터넷사업체에 수출키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인트라넷 전문업체인 버추얼아이오시스템은 미국 일본등에 인트라넷제품
수출을 추진중이어서 국내 인트라넷 기술의 해외 진출이 기대되고있다.

단품SW분야는 게임CD롬타이틀 수출이 활기를 띠고있다.

국내 게임SW업계의 대표적인 회사인 미리내는 일본의 한 CD롬타이틀
제작업체와 수억원 규모의 CD롬타이틀및 CD롬타이틀 제작툴 수출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있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