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정보통신기기의 경쟁력은 부품산업에 의해 좌우된다''

두뇌를 바탕으로한 첨단의 기술 하나만으로도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부품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원이라고는 사람뿐인 우리나라가 오는 2001년 6천40억달러에 이를
세계 정보통신기기 시장을 장악하는 지름길은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부품을 수입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적기생산이 어려워져 경쟁력을
상실한다"(정보통신부 김창곤 기술심의관)는 설명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국산기기의 부품 국산화율을 살펴보면 이같은 지적을 이해할 수 있다.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디지털이동전화기의 부품 국산화율은
가격대비 30%선이다.

이는 국산 이동전화기 판매가격의 70%를 외국에 고스란히 넘겨줘야한다는
뜻이다.

이밖에 1천3백만명이상이 소유하고 있는 무선호출기의 국산화율은 55%,
CT-2단말기는 57%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부품국산화율이 낮은 것은 기술부족이 가장 큰 원인.

그러나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도 두뇌와 열정으로 독자기술을 개발,
세계시장 석권을 노리는 벤처기업들이 국내 정보통신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C&S테크놀로지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및 정보통신용 기기의 핵심칩을 모두
개발하겠다는 당찬 벤처기업.

지난 93년 설립된이후 서버용 32비트 RISC(명령축약형)칩, 개인휴대통신
(PCS)칩, 삐삐의 크기를 4분의1로 줄일 수 있는 POCSAG칩, 일반전화선을
통한 영상전화기용 칩등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각국이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는 광대역CDMA용 칩을 개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코리아마이크로웨이브는 이동통신용 RF스위치 양방향여파기 대역여파기기
등 정보통신용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이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

지난해 10월 이동통신기지국에 사용되는 것으로 예비용 증폭기를 갖춘
스위처블 결합.분배기를 세계최초로 개발, 올해에만 미국 모토로라등에
1천2백만달러어치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CTI반도체는 지난 94년 한국CTI와 미 국방부산하 연구기관인 레이시온사가
합작 설립한 무선통신용 반도체 전문회사.

디지털휴대폰용 갈륨비소반도체(CDMA MMIC)와 위성방송수신기용 반도체
(DBS MMIC)를 생산, 지난해 1백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이동통신장비시장 확대에 힘입어 8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반도체 설계용 CAD를 판매하고 주문형반도체를 설계해주는 서두로직은
삼성 LG는 물론 펜티엄 칩을 생산하는 인텔등 해외 20여업체에 CAD를
판매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

지난 90년 설립된 이후 지난해 36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에 마이캐드사를 설립하는등 해외시장도 공략중이다.

"세계 최초 개발"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이들 벤처기업들의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각오속에 한국 정보통신산업의 미래가 밝아오고 있다.

< 김도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