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한국으로, 한국은 세계로''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의 구호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로 불리는
이동통신방식에서 또한번 힘차게 울리고 있다.

한국이 퀄컴이라는 미국 벤처기업이 가진 CDMA원천기술을 도입, 95년
1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이래 세계 여러나라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고 국내기업은 세계무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브라질 캐나다 루마니아 이스라엘 베트남 중국등 CDMA에 대해
관심을 가진 세계각국의 이동통신사업 관계자들이 잇달아 한국을 방문,
한수 지도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최근 차세대 이동전화 표준을 CDMA로 정한 일본의 NTT도코모
IDO DDI등 3사는 아날로그용 주파수를 디지털용으로 전환키로 하고
CDMA가입자 1백만명을 넘어선 SK텔레콤에 도움을 청했다.

이는 과거 GSM(유럽형 TDMA표준)을 앞세워 디지털이동통신의 세계제패를
꿈꾸며 "1백% 실패로 끝날 CDMA를 왜 한국이 손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조소마저 보내던 GSM진영에 가장 타격을 줄 수있는 주인공이 한국임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CDMA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들은 이같은 내적인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시장공략에 나서 통신선진국으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LG정보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등 CDMA 제조3사는 세계 최대 통신대국인
미국 PCS시장을 중심으로 시스템과 단말기 공급에 나서면서 진출추진지역도
중국 베트남 브라질 아르헨티나 러시아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LG정보통신은 미국 3대 PCS서비스사업자인 넥스트웨이브사에 CDMA PCS장비
3억달러어치를 공급키로 계약하고 이에대한 준비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현지에 연구개발및 장비생산등을 위한 자회사를 각각 설립했으며 미국
PCS주파수 대역인 1.9GHz용 장비를 개발, 상용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장비는 금년 하반기부터 덴버시를 시작으로 해 본격적인 설치에
나서게 된다.

넥스트웨이브는 LG의 장비를 공급받아 올해말까지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휴스턴 워싱턴DC등에 설치, 1억6천만명을 대상으로 운영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광주지역에서 상용시험을 추진하고
베트남등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해 기술세미나 개최등을 적극적으로
실시중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처음으로 러시아 이바노브주 통신서비스 운영업체인
이브텔레콤사에 지난해 2월 CDMA 이동전화 장비공급 계약을 맺은 이래 미국
중국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최근 중국 상하이(상해)시의 CDMA방식 이동전화시스템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돼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중국당국은 CDMA이동전화 도입을 위해 지난해 북경 상하이 광주 서안 등
4개도시를 시범도시로 정해 세계 6대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삼성과 미국의 루슨트테크놀로지스(광주) 모토로라(북경)등
3개사가 선택됐으며 이들만이 앞으로 중국시장에 CDMA장비를 공급할
전망이다.

삼성은 상하이시를 중심으로 중국내 발전가능성이 가장 큰 화동지역의
기득권을 확보함으로써 장비수출은 물론 단말기의 대량 공급도 가능하게
되는 2중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올해부터 3년간에 걸쳐 미국 최대의 PCS사업자인
스프린트사에 CDMA PCS단말기 1백70만대(약 6억달러어치)를 공급키로
계약했으며 12월에는 CDMA이동전화단말기 4만대(2천만달러어치)를
홍콩에 내보내기도 했다.

현대전자는 미국 새크라멘토시등 17개도시에서 내년 중순부터 PCS서비스에
나서는 GWI PCS사에 98년이후 10년간 시스템 50%(가격기준), 단말기 50%
(물량기준)를 공급키로 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이 공급권 금액은 총 6억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는 이를위해 GWI사에 5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미얀마등 동남아시아를
비롯 아르헨티나등 남미지역에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CDMA운영사업자인 SK텔레콤은 조만간 진행될 브라질 이동전화
주파수경매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 국내 장비업체와 짝을 이뤄 동남아
남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다.

<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