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서 <쌍용정보통신 사장>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3.3.3.3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내용인즉 협의회산하 전국 각 지회의 새마을 지도자 3백만명이
매월 3만원씩 3년간 경제살리기 적금에 가입하여 3조원을 저축하자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는 1907년 전국민의 모금으로 국채보상운동을
벌였던 정신을 되살려 온 국민이 저축에 동참하므로써 당면한 경제문제를
풀어보자는 뜻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정희대통령시절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취지로 경제발전을 위한 각종
활동을 전개하고, 국민의식을 일깨우는데 앞장섰던 이단체가 추락하는
경제를 다시 살려보고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시기와 그 내용이 우리에게
매우 절실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박수를 보낼만 하다.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의 이번 저축운동이 다분히 복고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우 신서하게 느껴지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신재무장운동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때문일까?

아마도 고성장시대를 누리면서 그동안 너무 안일과 자만에 빠져있었다는
자기반성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과거의 새마을정신에 대한 향수가 살아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저축운동은 우리가 빈곤했던 시절,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근면
근검 생활의 필요성을 일깨워주었던 새마을운동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당면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 대다수는 우리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개개인의 입장에서 이의 극복을 위한 준비와 실천력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는
탓도 크다.

온 국민이 경제문제 해결에 매달려도 역량이 모자르는 판국인데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와 기업은 시급히 산업구조 조정과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장단기적
전략 수립을, 국민 개개인은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자세와 정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마침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경제살리기 범국민저축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니 그 복합적인 뜻이 국민들 가슴에 깊숙이 스며들어 사회적 일대
전환기가 되었으면 싶다.

이 운동으로 쌓이는 저축은 개인적으로도 득이지만 나아가 국가경제
살리기에 아주 큰 힘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아무쪼록 이 운동이 국민정신 재무장의 계기가 된다면 경제난국의 해결은
물론 한강의 기적을 다시 한번 실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비단 새마을 지도자뿐만 아니라 공무원 기업인 근로자 학생 등 그야말로
범국민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