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주최한 제16회 "국제 컴퓨터 소프트웨어통신
전시회"(KIECO 97)가 어제 성황리에 폐막됐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 중견 컴퓨터업체들의 연쇄부도사태에서도 볼수 있듯,
정보통신관련업계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10개국 1백78개
업체가 8천여 품목의 신제품과 첨단기술을 선보여 명실공히 국내최고의
종합정보통신기술 경연장임을 다시한번 입증한 셈이다.

나흘간의 전시회기간중 20만명이 넘는 내.외국인들이 참관했고 6백억원에
가까운 계약.상담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정보통신분야의 새로운 물결에 대한
열기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하겠다.

KIECO 는 회를 거듭할수록 첨단 정보기술에 관한 비즈니스와 교육현장으로
굳건하게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부가 경제살리기의 핵심과제를
벤처기업의 육성에 두고 대대적인 지원정책을 발표한 것과 때를 같이 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회가 갖는 의미는 어느때보다 컸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6년간 한국정보통신산업을 이끌어온 KIECO 는 매년 국내외
정보통신산업계의 핫이슈와 시장동향을 가늠케 하는 첨단정보기술
교류의 장이 되고 있지만 특히 이번 전시회는 신개념-신기술제품들이
대거 등장, 어느때보다도 알찬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해도 좋을듯 하다.

특히 PC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을 네트워크컴퓨터(NC)의 등장이
인터넷환경의 보편화를 급속히 앞당기고 있는 모습과 PC통신서비스가
기존 문자위주에서 멀티미디어정보로 전환하는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었다.

대부분의 국내 정보통신관련 산업이 장기적인 경제불황에 따른
수요감퇴로 급성장에 제동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PC통신서비스업계만은
가입자가 2백만명을 돌파하는 초호황에 힘입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용자 폭증에 따른 빈번한 접속두절과 통신체증
비싼요금 등의 걸림돌이 제거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PC통신분야의 신기술들은 멀지않은 장래에
본격적인 서비스경쟁구조도 정착되면 이같은 고질병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정보통신분야에서 많은 개척자적인 기업가들이
내일을 기약하며 우리경제의 새로운 축을 형성해가고 있음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확인할수 있었음을 마음 든든하게 생각한다.

정부로서도 정보통신분야의 벤처기업들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국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경제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적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행사를 통해 결집된 국내 정보통신산업 종사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무한한 도전정신이 우리경제의 새로운 활로개척을 위한 국가적
국민적 노력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