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이 어떤 형태로 결말이 날지는 현재 진행중인 재판의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고바야시 사장측은 우츠키씨와 쌍용증권 도쿄지점을 상대로 민사소송과는
별도로 최근 형사소송까지 제기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까지 개입한 상황이어서 사건규명의 속도가 앞으로는 상당히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의 포인트는 크게 세가지로 압축할수 있다.

우선 첫째는 고바야시 사장이 직접 동방금속 주식의 매수주문을 냈는지
여부다.

쌍용측은 이에 대해 "주식매매와 관련해서는 고바야시 사장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해 두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다.

쌍용측은 이번 주식매매가 큰 거래 였기 때문에 이를 녹음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고바야시 사장측은 "전화통화에서는 동방금속 주식 매수건은 우츠키씨
에게 맡긴다는 내용의 이야기만 주고 받았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매수시기
나 물량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바야시 사장측은 매수주식 2백53만7천주중 3만7천주만의 책임을 인정하며
이의 증거금으로 1천만엔을 납부했었다. (1월17일)

둘째는 고바야시 사장이 쌍용증권 계좌에 보유하고 있던 TDF주식이 과연
본인의 동의하에 팔렸는지 여부다.

고바야시 사장은 당초 쌍용증권 계좌에 TDF주식 35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중 25만주는 노무라증권사고가 있기 직전일인 1월9일 우츠키씨에게 대여
했고 나머지 10만주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

고바야시씨는 이 35만주가 노무라사고때 자신의 동의없이 모두 팔려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쌍용측은 이에 대해 "본인의 동의하에 TDF주식이 매매됐음을 입증할수
있는 충분한 증거서류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주장도 일축하고 있다.

쌍용측은 구체적인 증거들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내놓겠다"
고 말하고 있다.

또다른 포인트의 하나는 우츠키씨와 고바야시 사장의 관계다.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아 두사람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음은 명백
하지만 이번 사건에 관한 한 고바야시 사장이 우츠키씨에게 속았을 공산이
크다.

일설에는 우츠키씨가 고바야시 사장에게 "동방금속 주식을 매입해달라.

돈은곧 지불하겠다"는 전화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는데 고바야시씨가
우츠키씨에게 사기를 당했음을 입증할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아니면 고바야시 사장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주가가 하락하자 시침을 떼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키는 어렵다.

두사람중 어느 쪽이 주범으로 가려지느냐 등의 문제에 따라 쌍용증권으로서
도 과연 피해액을 전부 배상받을수 있을지 아니면 일부만 배상받을수 있을지
의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건 이번 사건은 한국증권업체의 도쿄 진출및
현지영업과 관련해 아픈 교훈을 남기고 있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과다경쟁을 벌여야 하는 한국업체들의 약점을 우츠키씨
가 교묘히 이용한 측면을 무시할수 없기 때문이다.

우츠키씨는 쌍용과의 거래를 트기에 앞서 다른 일부 한국업체와도 거래교섭
을 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용조사를 해본후 그와의 거래를 거절했다는 한 지점장은 "쌍용이 받아주지
않았더라도 반드시 또다른 회사가 거래했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도쿄엔
한국업체가 너무 많고 여건은 열악하다"고 탄식한다.

그의 말을 뒤집으면 언제 또다른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결코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 된다.

< 끝 >

< 도쿄=이봉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