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신한국당 고문은 8일 일본 도쿄에서 마이니치신문사 초청 회견을
갖고 일본이 한국경제의 회생에 일조해줄 것을 요청, 관심을 끌었다.

마이니치 신문사가 매달 아시아 지역의 저명인사 한명씩을 초청, 특별강연과
토론을 갖는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7일 출국했던 박고문은 이날
"한일관계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한국의 대일무역
적자 해소에 일본측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고문은 "일본의 기업가나 정부는 부머랭 효과를 염려하면서 한국기업의
성장을 두려워 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가능한한 시장을 개방하여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고문은 또 "일본은 한국이나 발전도상국과의 경쟁으로부터 자국산업을
지켜려 하기 보다는 진취적으로 최첨단 산업분야에서 구미 선진국들과의
경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박고문은 "한국경제난의 책임을 일본에 떠넘기려는 것은 아니나 일본이
진정한 경제선진국이 되고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수 있는 나라가
될때 한국에게도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수 있으며 일본의 그러한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이웃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박고문은 이어 과거사 문제와 관련,"양국 모두 전후세대가 주역이 된 만큼
과거사문제도 이제는 깨끗이 정리하고 종지부를 찍을 때"라면서 "모두 민족
감정의 족쇄를 풀고 솔직하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으로 현안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고문은 "이를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공통된 의식을 바탕으로 한 가해자
측의 진정한 의미의 반성과 사과가 전제 돼야 한다"며 "생생한 사실조차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