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시국을 타고 직장인들 사이에 소위"임꺽정 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다.

임꺽정병은 지난 일요일 방영이 끝난 TV드라마 "임꺽정"의 등장인물들처럼
술자리에 모이면 실속없이 나라 걱정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빗대어 생긴
말이다.

공주병 왕자병에 이어 새로운 신드롬으로 자리 잡은 이 신조어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신문지상과 방송에 등장하는 <>한보청문회 <>한보비리와 현철씨 관련 의혹
<>갈피 못잡는 대선후보들로 어지러운 정치권 등등을 보면 저절로 현 시국을
탓하는 말이 튀어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걱정을 술자리 한탄으로 끝내고 있다는 점에 있다.

행동은 없고 말로만 세태를 꼬집는다는 얘기다.

그뿐아니라 입만 열면 국가경제위기를 운운하는 대선주자들이 임꺽정병에
걸린 대표적인 케이스로 시민들은 생각한다.

하루종일 일손을 놓고 한보비리 청문회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사람이나
말끝마다 어려운 경제를 운운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임꺽정병 증후군에 해당된다.

빗나간 "임꺽정 병"을 떨치고 내 할 일을 다해 경제살리기에 일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