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느끼고
싶습니다"

작고한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 지만씨는 2일 장애인 복지시설 "우성원"
(원장 김종수)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사창가에서 히로뽕을 맞은 죄로 법원이 내린 사회봉사명령은 2백시간.

박씨는 이곳에서 1백시간을 보낸후 1백시간은 양로원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벌여야 한다.

박씨는 오전 9시에 출근, 오후 6시에 일과보고를 마치고 퇴근한다.

"사회봉사"라는 문구가 인쇄된 녹색조끼와 청바지로 갈아입을 박씨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도 이제는 "특별한 아들"에서 벗어나고 싶어선지 "제발 살려
달라"며 사진촬영은 극구 반대했다.

박씨에게 맡겨진 오전일과는 물리치료실에서 장애인들의 마사지 걷기
허리펴기운동 등을 보조하는 것.

박씨는 물리치료실에서 같은 처지인 추모군(21세)과 함께 물리치료사를
돕는다.

추군은 "지만씨가 지난달 31일 처음 만났는데도 밖으로 데려나가 점심을
사줬다"며 "같이 생활한 지 이틀밖에 안됐지만 형처럼 친근하게 느껴져 남은
봉사시간을 "형"과 함께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의 봉사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우성원의 최희도 총무는 "전직 대통령
아들이라 처음에는 거리감을 느꼈으나 박씨가 의외로 표정이 밝고 장애인
들과도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 2월25일 히로뽕상습 투약혐의로 구속 기소돼 서울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집행유예 기간동안의 보호관찰 및 양로원 장애인
시설에 대한 2백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