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두스 사마드 아자드 방글라데시 외무장관이 한-방글라데시 양국간 외교.
경제.산업분야의 교류확대 방안을 모색키 위해 한국정부 초청으로 2일
방한했다.

이번 방한은 방글라데시 인도 등 서남아지역이 한국기업들의 투자유망지로
떠오르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임금에서 아시아 최저수준이고 유휴 노동력도 풍부해
한국의 노동집약적 업종이 진출하기에 최적지로 알려지면서 중소.중견업체
들의 투자진출이 늘어나는 지역이다.

아자드 외무장관은 4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한국의 정.관.재계 인사들을
만나 방글라데시 정부의 개방정책 및 해외 기업드르이 투자유치방안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40년대 정치에 입문한 후 영국 식민통치반대운동을 전개했고
방글라데시 여당 및 독립정부 출범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시흐 하시나 총리의 현정권하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으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를 만나 방글라데시를 둘러싼 서남아지역 동향과 한.방글라데시간 협력
방안을 들어봤다.

[ 만난사람 = 문병환 산업2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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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목적은.

"방글라데시와 한국간 기존의 우호적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요즘 한국기업들이 저비용구조의 서남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방글라데시는 한국과의 외교.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며 특히
한국기업의 방글라데시 투자진출을 적극 돕고자 한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모든 국가와 적대적 관계가 아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이 우리
정책의 기본이다.

우리의 경제력과 국민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제개발국가들의
도움을 얻으려는 것도 기본방침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는 원조보다는 투자와 균형있는 무역을 바라고 있다"

-서남아 국가들간 최근 사크(SAARC.남아시아지역협력협의회)라는 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협력을 긴밀히 하고 있는데.

"방글라데시 역시 SAARC 회원국으로 다른 역내국가들과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방글라데시의 중요한 이웃국가인 만큼 관계증진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홍수방지와 관련해 인도와 상호협력키로 하는 워터협정
(Water treaty)를 체결했다"

-SAARC(남아시아특혜무역협정) 산하 SAPTA(남아시아자유무역협정)가
앞으로 SAFTA(남아시아자유무역협회)로 전환될 것으로 안다.

이러한 변화는 각 회원국가 및 해외투자자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이는 한국기업들에도 관심거리다.

"회원국가들이 SAPTA를 SAFTA로 전환키로 한 것은 사실이다.

SAPTA의 관세특혜 협정 아래에 있는 회원국들간에 수입되는 품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아세안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 경제협의체들과 마찬가지로 SAARC
국가들간에도 SAFTA와 같은 체제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이같은 협의체는 회원국가 뿐 아니라 방글라데시내 해외기업들에도 관세
특혜 등 혜택을 안겨줄 것으로 본다"

-한 국가의 산업발전을 위해선 정치적 안정이 선결조건인데 방글라데시의
정치 상황에 대한 견해는.

"지난해 6월 총선후 총리로 취임한 시흐 하시나 총리는 자유민주주의
노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시나 총리는 국민적 합의에 따라 정부를 운영할 것을 공표한 바 있다.

이에 몇몇 다른 정당들도 정부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의 정치적 안정을 지속하기 위해 주요 쟁점들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거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방글라데시의 산업정책에 대해 소개해달라.

"방글라데시는 91년 산업화정책으로 상당한 산업발전을 이룩했다.

무국경의 경쟁시대를 맞아 방글라데시 정부는 기존 산업정책을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경쟁력제고에 촛점을 둔 새로운 정책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정책적 유인책은 어떤 것이 있나.

"규제철폐를 계속 진행중이며 몇몇 분야에선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다.

정부는 무역과 산업을 자유화하기 위해 몇가지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자본이득세징수제도의 철폐, 민간 EPZ(수출자유지역) 법률의 제정 등도
그 일환이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도 다양하다.

외국인 투자가에 대해선 투자지역에 따라 5년내지 12년간의 면세혜택을
주고 있다.

자본재 수입시 우대관세를 적용해주기도 한다.

수출산업에 대해선 수입금지 품목이 완화되고 지방세 등 세제혜택이 더
부여된다"

-민간 EPZ법령이 제정됐다는데.

"정부가 지난해 민간 EPZ법령을 제정했다.

이 법은 방글라데시내 외국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다만 아직 이 법령이 몇가지 주요 사항에 대해 불명확한 데가 있다는
얘기를 해외기업측으로부터 듣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법률은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투자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주려는데 촛점을 두고 있다.

미비한 점이 있다면 정부 고위층과 토의해서 해결해가겠다"

-방글라데시내 한국기업들의 경영상황과 활약에 대한 견해는.

"한국 투자자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방글라데시 내에는 100여개의 한국기업이 다양한 업종에 걸쳐 모두 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방글데시 치타공과 대카 수출자유지역 등에 주로 입주해
섬유 모자 신발 금속가공 피혁 등 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원무역 다다실업 구룡통산 등은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지역사회
발전에도 적지않게 기여하고 있다.

영원무역에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방글라데시내 수출공단 조성권을
내준 것은 방글라데시 정부의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치타공에 조성될 한국전용공단에 입주해주길
바란다.

우리는 한국기업의 공헌을 높이 평가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방글라데시 경제의 현상황, 특히 산업의 근간인 사회간접자본시설 관련한
정부 방침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현재 방글라데시의 거시경제지표는 매우 좋은 상황이다.

높은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율도 적정선이며 수출이
증가하고 경제성장율도 상승할 전망이다.

많은 외국 투자자들이 점차 방글라데시를 중요한 투자지역으로 삼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사회간접자본이 아직 불충분한데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수구니-바흐라바드 가스파이프라인의 완공과 기존 발전소의 재건을
통해 약 5백km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은 전력부족 문제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운 가스생산 지역도 발견돼 에너지문제 해결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대외 협력자금 등으로 공항 항만 등의 확충계획을 추진충이고 통신시설도
보강하는 중이다"

-유망한 투자업종을 소개한다면.

"방글라데시는 인적자원이 풍부한 만큼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투자가
바람직하다.

의류 신발 전자기기 관련 산업 등 저임 노동력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
내수 및 제3국 수출을 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비료 플라스틱 제지 등 현지부존자원의 활용이 가능한 산업, 타이어
자동차조립 양식기 분야 등 기존 산업설비를 이전해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분야도 유망하다.

제도적으로 방위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에 외국인투자가 허용된다.

즉 민간기업이 전력 항만 통신 및 도로 개발과 같은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고 있다.

따라서 도로 항만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도 해외기업들이 해볼만한
분야이다"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 중에는 방글라데시 수출공단내에서 원스톱서비스가
안이뤄져 어려움이 있다고들 한다.

비합리적 법안도 있다고 들린다.

"몇가지의 절차상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면 단기간내에 일괄서비스
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포럼을 설치해 정부와 투자가들이 정기적인 공개토론회를 통해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

또 방글라데시 수출공단의 일부 해외투자가들이 신용장을 통한 물품수입시
세금부과제도 등 법률적 불합리 사항을 지적하곤 한다.

합리적이지 못한 법안이나 일관성없는 규정이 있다면 과감히 개선토록
하겠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공표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