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단순히 지역을 상징하는 "얼굴"에서 고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따라 각 지자체들은 문화예술에 적극 눈을 돌려 문화복지를 중요한
정책과제로 삼는 한편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지역마다 특색있는 문화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지역경제활성화는 물론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아래 각 지자체들이 역점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예술 이벤트를 소개하는 시리즈를 주 1회
(목요일) 게재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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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역시는 95년 국제적인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일거에 세계적인 문화예술도시로 떠올랐다.

관람객 동원 1백64만명, 지역경제 파급효과 7백88억원, 20억원에 가까운
순익등 제1회 광주비엔날레의 우수한 성적표도 가슴뿌듯한 일이었지만
광주시민들은 무엇보다 비엔날레개최이후 세계인들이 광주를 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는데 큰 자부심을 갖고있다.

더욱이 광주비엔날레는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
최대의 문화이벤트로 발돋움한 행사여서 시민들이 갖는 자부심은 더욱
대단하다.

광주비엔날레의 성공뒤에는 이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시의회의 문화에
대한 마인드가 큰 몫을 했다.

지자체로서는 엄청난 액수인 2백억원이라는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했고
이에 자극받은 지역 기업들도 1백억원이상의 기금을 출연했다.

국제비엔날레를 계기로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광주 광역시는 또 지난해
일반회계예산 가운데 4.48%를 문화예산으로 책정, 전국 14개 광역시.도중
문화에 가장 많은 예산을 할애했다.

광주는 지금 관민이 혼연일체가 돼 비엔날레개최와 함께 문화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선 비엔날레를 계기로 현대미술의 메카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광주의 이미지를 살려 미술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패션과 디자인쪽에도
눈을 돌렸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처럼 광주를 패션의 도시로 육성하고 아울러 산업과도
연결시켜 보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오는 9월1일~11월 27일 열릴 제2회 광주비엔날레 행사의 특별전 가운데
하나로 "국제미술의상전"을 포함시킨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또한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의 사이사이에 별도의 디자인비엔날레를
열어 패션과 디자인의 도시로서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히기위해 이미
용역보고회까지 마치는 등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전국민의 관심속에 성공을 거두었던 광주비엔날레는 한국의 문화적
에너지를 전세계에 과시한 행사였지만 국내적으로는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자치단체의 역량을 가늠해볼수있는 중요한 시험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광주비엔날레 사무차장 강연균씨 (광주 광역시립미술관장)는 "광주시가
지역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다른
자치단체들에게도 큰 자극제 역할을 했다"고 밝히고 "예술적 역량이
고양될 경우 광주는 아비뇽이나 칸느에 필적할수 있는 세계속의 예술도시로
우뚝설수 있게될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5.18민주화운동이후 소외감에 사로잡혀있던 시민들이
비엔날레개최이후 문화예술분야의 선두주자라는 새로운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됐으며 이를 계기로 다시 활기찬 도시의 모습을 되찾게 된점도 커다란
성과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광주는 이제 제2회 비엔날레 행사를 앞두고 다시한번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지구의 여백"을 주제로 열리는 본전시는 물론 "일상, 기억 그리고
역사-해방이후 한국미술과 시각문화" "삶의 경계 : 한국의 무속과 현대미술"
"동서명작전" "청년정신전" "도시의 꿈-공공미술 프로젝트" 등 특별전과
특별기념전인 "제2회 광주통일미술제"의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또 "작은 그림축제" "호남남화전" "여백의 한자리" "전화황전" 등
기념전과 후원전인 "북한미술공예품전" "샌 안토니오현대작가 :
제시아마도전"도 빈틈없이 마무리되고 있다.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짓고 있는 미술관 교육홍보관도 7월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건물은 행사기간중 프레스센터로 활용할 계획.

또 세계 각국에 행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5월부터 "프레시" "보자르"
"아트 인 아메리카" "미술수첩" 등 미술잡지에 광고를 게재할 예정이다.

광주비엔날레조직위 전시실장 이영철씨는 "올해는 특히 베니스 리용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와 카셀도큐멘타 등 국제 비엔날레와 맞물려
어려움이 많다"고 전하고 "이들 행사에 뒤지지 않는 수준 높은 전시로
꾸며 질로써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광주를 찾아오는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부대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행사가 펼쳐지는 중외공원의 야외공원장과 시립박물관앞 광장,
문예회관대극장, 민속씨름장 등에서는 국내외 1백10개 단체가 참가해 모두
3백64회의 공연 및 패션쇼를 펼친다.

그리고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을 위한 패키지 관광상품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주 광역시는 궁극적으로 비엔날레 행사가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2회 행사의 경우 모두 1백억원에 달하는 소요경비는 관람객수입
70억원과 휘장 등 광고사업 및 기타수익사업 수익금, 입장세로 충분히
충당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회 행사부터는 비엔날레가 오히려 수익사업이 될것으로 전망돼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까지 적립된 1백56억원을 포함 내년까지 2백억원의 운영기금이
적립될 예정이어서 2년동안의 금리만해도 4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