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부도한파에 휘말리며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종합주가지수 680선을 전후한 박스권을 유지했지만
수직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미 지난1월초의 연중최저치(609.12)에 근접해 지수 600선마저 위협하는
지경이다.

문제는 이번주에도 싸늘한 분위기가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시장에선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기업들의 이름이 연일 들먹거리는 등 악성
루머가 판을 치고 있다.

한보에 이은 삼미의 대형 부도사태가 거센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또한 한보비리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

시장분위기를 더욱 가라앉히는 장외악재로 작용하는 대목이다.

한국투신에서 운용부문을 맡고 있는 백용즙 부사장도 "이번주에도 시장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기관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
봤다.

3월말 결산을 눈앞에 둔 투신사와 증권사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평가손에
손쓸 틈이 없이 그저 가위눌린 표정이다.

불안한 환율 움직임이나 실세금리 오름세도 여전히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주가가 떨어지자 주식을 사기 위해 일반인들이 증권사에 맡겨둔 고객예탁금
도 2조7천억원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그나마 단기급락을 틈탄 반발매수세가 서서히 눈에 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명동 사채업자들이 하루에 3~4개 종목을 선정해
2만주씩 물량을 거둬들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쯤이면 바닥권이라고 인식하는 확신세력들이 부도안날 종목들을 두드리고
있다는 얘기다.

신용만기물량도 어느정도 정리된 상태여서 종목만 잘 고르면 매수에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일부 투신사에서 최근 3천원선까지 떨어진 은행주를 대량으로 매집한
것도 이같은 반발매수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무튼 바닥도 바닥같아 보이지 않는 시점이어서 일반투자자들이 매매하는데
곤혹스런 국면이다.

문덕기 산업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초저가로 떨어진 은행주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긴 하지만 시장의 약세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며 4월장을 겨냥해 일반인
들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당분간 시장은 개별재료주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이미 급등한
종목은 피하고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재료주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보유종목의 손실에 대한 아픔은 따르겠지만 주가가 추가하락하는 동안
새로운 종목발굴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예상 재료 점검 ]]]

<< 호재 >>

<>낙폭과대 따른 반발매수세 기대
<>외수펀드 매수세
<>지수 600선 지지및 외국인 한도 조기확대 기대감
<>결산 앞둔 기관 매수세 기대

<< 악재 >>

<>삼미 부도이후 악성루머 난무
<>김현철씨 관련 검찰수사 가속화
<>한보관련 국회청문회
<>금리및 환율 불안 지속
<>신용잔고 감소속 주가 하락 따른 매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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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융 빅뱅 추진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