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포집 스타트업 씨이텍이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로부터 9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4일 발표했다.씨이텍은 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최적화된 흡수제 기술 2종을 보유하고 있다. 석탄 화력발전소와 시멘트, 제철, 화학물질 제조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이산화탄소 조건에 적합한 MABSol 흡수제와 천연가스발전과 선박 배가스와 같은 저농도 이산화탄소 조건에 최적화된 CT-1 흡수제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씨이텍의 MABSol과 CT-1은 저수계 개념을 도입한 혁신 흡수제다. 흡수제와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때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상용 흡수제 대비 40~45%만큼 줄였다.씨이텍은 이번 투자금을 통해서 △선박 탄소포집을 위한 파일럿 실증연구 가속화 △다양한 배가스원에 대한 기술 상용화를 위한 모바일 공정 구축 △글로벌 시장개척을 위한 국제 협력 네트워크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남우현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심사역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기술에 대한 요구는 IMO 규제, EU의 CBAM 등과 함께 글로벌 차원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씨이텍은 습식 탄소 포집 기술 영역에서 주요 문제점으로 제시되었던 경제성 이슈의 해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이광순 씨이텍 대표는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과 협력해 내년 선박 탄소 포집 파일럿 실증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선박 탄소포집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자전거 전국 일주, 저서 출간, 드럼 배우기. 꽤 오래전부터 적어 온 버킷리스트의 일부다. 실천한 것도 있는데 목록은 늘어만 간다.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배낭여행도 한 번 더 가면 좋겠다. 의지에 비해 노력할 시간은 부족하고 건강도 신경 쓰이지만, 버킷리스트는 원래 그런 거다. 끝을 알면서도 놓칠 수 없는, 애잔하고 아름다운 꿈.조금 다를지 몰라도 내겐 ‘행복리스트’가 있다. 예쁘고 유쾌한 이름이지만 실상은 ‘To-Do List’의 우리말 버전쯤 된다. 산업부 과장이던 2007년 여름, 담당자별 업무를 이메일에 첨부할 때 불현듯 떠올린 파일 제목이었다. 깔끔하게 정리한 과제들의 구조와 내실이 만족스러워 ‘행복’으로 표현했을 텐데, 기특하게도 그날은 심지어 일요일이었다.이후 모든 일을 행복리스트로 관리했다. 과업을 꼼꼼히 완수하기 위한 기준 혹은 기초로 삼았다. 통제와 관리가 아니라 소통과 공유를 위한 메모이자 책임을 묻기보다 함께 최선을 다하자는 동료들과의 약속이었다.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면 이름 그대로 ‘행복’했는데, 지금도 적고 있냐는 지인들의 질문에는 그저 ‘행복한’ 웃음으로 답한다.‘잊지 말자!’라는 목록도 있다. 좌충우돌 초임 사무관 시절부터 모아 온 교훈(?)들인데, 경험에 기반한 것이어서 가끔 다시 읽을 때면 속상하고 창피한, 화가 치솟던 순간들이 선명하게 떠올라 허리를 세워 고쳐 앉게 된다. 하나하나 가르침은 여전하고, 고마울 뿐이다.실무자에서 관리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교훈’의 관점은 많이 달라졌다. 무려 249개 문장의 첫 번째는 ‘지시는 간단명료하게, 쓸데없는 지시는 애초에 하지 않는
일본에서 연금으로 사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오는 14일 수급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달부터 공적연금 지급액이 모처럼 2.7%나 오르기 때문이다. ‘3층 구조’ 연금에서 1층인 기초연금(전 국민 대상)은 40년 가입 기준 매월 약 58만원에서 59만원으로 인상된다. 2층인 후생연금(직장인 대상)은 40년 근속 기준 약 197만원에서 202만원으로 오른다.전년도 물가 상승률만큼 매년 연금액이 오르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쉽게 수급액이 인상되지 않는다. 2004년 연금 대개혁으로 도입한 지급액 억제 장치 ‘거시경제 슬라이드’ 때문이다. 연금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도입한 이 장치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조정률을 반영, 지급액을 임금 또는 물가 상승분 이하로 낮춘다. 고갈 걱정 없는 일본 연금지난해 물가와 임금을 반영한 기초 인상률은 3.1%, 여기에 조정률(0.4%)을 차감한 최종 인상률은 2.7%로 결정됐다. 임금이나 물가가 하락하면 거시경제 슬라이드가 작동하지 않고 그만큼 연금액이 삭감된다. 20년간 연금액이 오른 해는 다섯 번에 그쳤다.이 제도는 일본의 연금이 100년 뒤에도 바닥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토대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보험료율. 일본은 2003년 13.58%였던 후생연금 보험료율을 2004년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해 2017년 18.3%까지 올렸다. 2004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100년 안심’을 내걸고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혁을 밀어붙인 결과다.일본의 연금 개혁은 현재진행형이다. 5년에 한 번씩 재정 검증을 하고 경제·사회 변화에 맞춰 필요한 개혁을 또 실시한다. 5년 만에 재정 검증을 하는 올해는 기초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을 현행 40년(20~60세)에서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