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조찬세미나] '위기의 한국경제, 이렇게...' .. 강연내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신국한 삼성물산고문(전 공업진흥청장)을 초청, ''위기의 한국경제, 이렇게
    하면 소생할수 있다''는 주제의 조찬세미나를 열었다.

    신고문은 이날 강연에서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구조조정 뿐"이라며 정부와 기업 국민들의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 편집자 >

    ======================================================================

    지금 한국경제는 중병을 앓고 있다.

    경제종합지표인 주가가 바닥을 헤매고 경상수지적자는 작년이후 급증
    추세다.

    외채마저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러다 보니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성장력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같은 실상을 보면 현재의 경제위기가 단순히 경기순환적 요인 때문만은
    아니란 사실이 명확해진다.

    분명 심각한 구조적 위기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원인을 찾아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거시적으로는 지난 수년간 우리경제가 능력이상의 허세를 부린데
    원인이 있다.

    경제란 언제나 적정수준이 있는데 우리는 지난 93,94,95년간 수준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했다.

    이것이 과소비를 불렀고 물가상승과 경상수지적자를 부추겼다.

    미시적으론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고착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 고물류비등 4고와 저기술 저생산성 저부가가치 등
    3저가 국제경쟁력을 갉아먹은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따지면 한국경제 위기의 원인은 5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사회자본이 파괴되고 경제무드가 저하된 점이다.

    사회자본이란 다름아닌 사회구성원간 "신뢰"다.

    나라경제가 잘 되려면 정부 기업 국민간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부의 규제와 간섭이 줄고 효율이 높아진다.

    지난 70년대 수출드라이브 시대때는 이런 신뢰가 바탕이 돼 정부 기업
    국민이 일로 매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신뢰가 상실됐다.

    "뭔가 하자"는 분위기도 없어졌다.

    구심력과 응집력이 사라진 셈이다.

    공동체 의식도 윤리관도 자기책임의식도 약화됐다.

    이런 가치관의 혼돈이 어우려져 한국경제의 근본바탕을 흐린 것이다.

    둘째 정부의 경제운영이 미숙했다.

    과거 권위주의적 경제운영에서 민간자율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패러다임과 시스템을 함께 변화시키지 못한게 대표적이다.

    정책의 일관성이 크게 상실된 점도 마찬가지다.

    기업들도 시대의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기는 정부와 다를게
    없었다.

    셋째 실물경제의 약화를 들수 있다.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대로
    떨어졌다.

    이 정도의 제조업 비중으로 무역에서 흑자를 낸 나라는 없다.

    더구나 한국처럼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제조업이 쇠락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나마 있는 제조업도 석유화학 철강등 부가가치가 낮은 장치산업
    위주여서 경제의 근간이 약화된 것이다.

    넷째 기술 생산성 부가가치가 낮은 소위 "3저"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한국경제가 세계 시장에서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상품이 무엇이
    있는가.

    기껏해야 메모리 반도체정도 아닌가.

    세계에서 1등을 하는 제품이 거의 없다는 건 한국경제의 크나 큰 불행이다.

    모두가 기술과 생산성 부가가치가 낮은 탓이다.

    마지막으로 고비용 문제다.

    이 문제는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특히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 등은 지난 10여년간 쌓이고 쌓여 기업들이
    버티기엔 이제 한계에 도달해 있다.

    그렇다면 이런 난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

    답은 한가지 뿐이다.

    첫째도 구조조정 둘째도 구조조정이다.

    과감한 구조조정 만이 한국경제의 살 길이다.

    구조조정이란 다른게 아니다.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인 소득을 창출하고 분배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보다 많은 소득을 낼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환한다는 의미다.

    물론 이것은 말처럼 쉬운게 아니다.

    현실적으로 정치논리를 무시할 수 없어 더욱 그렇다.

    정치적인 요구대로 분배에 치중하다보면 소득증대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말도
    이런 맥락이다.

    일부에선 대외개방을 하고 시장경제를 그대로 나두면 구조조정도 저절로
    이뤄진다는 말을 하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구조조정은 정부와 기업이 시스템을 바꾸고 새로운 원칙(Rule)을 설정한
    다음에 리더가 확고한 비전을 갖고 한 방향으로 전진할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우선 다섯가지 기본 바탕이 갖춰져야 한다.

    우선 고성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경제성장률 5~6%대의 저성장기조를
    선택해야 한다.

    기업도 외형성장 위주의 궤도에서 벗어나 질적 내실화 성장구조로
    진입해야 한다.

    둘째 무엇보다 먼저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해야 한다.

    정부쪽에선 물가안정이 우선이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인플레는 10%를 넘지 않는 한 시장경제에 큰 손상을 주지 않는다.

    이를 뒷받침하는 외국기관의 조사결과도 있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다르다.

    경상수지 적자가 늘면 대외신용도가 떨어져 당장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

    또 현재 한국경제의 여러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표출된 것도 경상수지
    적자다.

    모든 정책수단을 경상수지 적자축소에 맞춰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셋째 경제의 견실한 바탕을 위해 제조업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

    GDP대비 제조업 비중을 최소한 30% 이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또 자동차 철강등 기존 제조업도 합리화를 추진해야 하며 부품 소재개발
    등에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넷째 21세기 글로벌 경제시대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특히 앞으론 비교우위의 요소가 지식 정보 속도 등으로 바뀔 것이다.

    이는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적자원이 중시돼야 한다는 얘기다.

    성장의 원동력이 이처럼 지식 정보로 전환되면 기업도 정보화경영으로
    탈바꿈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경우라도 정보 기술 연구개발등 핵심 거점은
    국내에 남겨야 한국경제가 지탱될 수 있다.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처럼 앞으론 지식만이 경쟁력있는 자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21세기 국가정책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됐던 시대엔 자유복지국가가 대부분 자본주의
    국가의 모델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일하지 않아도 편하게 먹고 살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기 보다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게 더 급하다.

    사회 구성원들에게 제각각 역할을 할수 있도록 투자를 하는게 더
    긴요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많다.

    첫째 신뢰라는 사회자본을 확충하고 윤리관을 재정립해야 한다.

    경제 전체에 "하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둘째 경제를 운용하는 패러다임,즉 틀을 새로 짜야 한다.

    기본 방향은 합리적인 자원배분을 위한 시장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역할을 최소화하고 기업역할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셋째 정부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그동안 절차 중심, 건수 위주의 규제완화에서 탈피해 근원적인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넷째 기업의 사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기업 스스로 환경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혁신성과 창조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특히 최근과 같은 위기는 기업 변신의 적기임을 경영자들이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정부와 기업에서 리더십을 창출해야 하고 여섯째 기업의 전략을
    소비자위주로 바꿔 차별화해야 한다.

    일곱째 무조건적인 해외투자도 다시한번 고려해 가능한한 지식-정보
    거점은 국내에 남겨두는 배려가 긴요하다.

    여덟째 미래를 대비해 사람을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일에 힘써야 하고
    아홉째 산업평화를 위한 노사협력에 근로자와 사용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리를 국제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도록 금융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론 기러기의 교훈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러기떼는 V자 대형으로 이동을 하는데 이는 한 기러기가 앞장섬으로써
    뒤따르는 기러기들이 공기의 저항을 덜받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일정 간격으로 선두와 후미그룹이 교대를 해가며 비행을 한다.

    또 어느 기러기가 지쳐 대열에서 떨어지면 두마리가 함께 붙어 대열에
    합류시키는 의리를 보인다.

    벼랑 끝에 선 한국경제를 놓고 정부관료나 기업인중 누구도 앞에 나서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우리 현실에선 기러기 떼의 지혜가 더욱
    아쉬운 것 같다.

    < 정리=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7일자).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전원 버핏' 전원주의 투자법

      후끈 달아오른 주식 투자 열풍 속에 ‘레전드’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1939년생, 올해 여든일곱인 탤런트 전원주 씨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독한 짠순이 어르신’ 이미지로만 통하던 그는 알고 보니 SK하이닉스의 장기 투자자였다. 2011년 이 회사 주식을 매수해 아직도 들고 있다고 한다. 그때 2만원이던 SK하이닉스 주가, 지금 100만원이다.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다가 후회하고, 그러고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개미들로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수밖에 없다.SK하이닉스는 전씨의 포트폴리오 중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증권사 직원들이 추천도 많이 해주지만 절반만 받아들였고 나머지 절반은 직접 공부해 결정했다고 한다. 주주총회에 참석해 직원들 표정을 관찰하며 회사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가 오랫동안 적립식으로 모아온 자산 목록에는 금(金)도 들어 있다. 네티즌이 ‘전원 버핏’(전원주+워런 버핏)이란 별명을 붙인 게 이상하지 않다.전원 버핏의 주식 투자 원칙을 들어보면 지극히 교과서적이다. “일확천금을 기대하지 않는다.” “여윳돈으로만 투자한다.” “한 번 사면 5년 이상은 팔지 않는다.” “실패해도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은 다양한 곳에 나누는 것뿐이다.” 정리하자면 눈높이를 낮추고, 무리하지 말고, 장기 분산 투자하라는 얘기다. 누구나 다 알지만 막상 못 지키는 원칙들이다.날고 긴다는 지식인조차 이 당연한 덕목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급등주를 덜컥 샀다가 나락으로 갈 뻔한 일화는 꽤 알려져 있다. 뉴턴이 투자한 종목은 당시 투기 광풍의 중심에 있던 남해

    2. 2

      [비즈니스 인사이트] AI 시대, 컨설팅이 다시 묻는 인재의 조건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누구보다 빠르게 정리하는 시대가 되면서 컨설팅 현장에선 “요즘은 분석이 아니라 해석과 판단이 경쟁력”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시장 데이터와 산업 정보, 경쟁 구도까지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분석하면서 사실을 정리하는 인간의 부담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컨설팅 프로젝트의 속도를 발목 잡는 병목 현상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가설을 세워 실행으로 연결할 것인지에서 사람 간 역량 차이가 극명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AI엔 없는 인간의 ‘통찰력’과 ‘판단력’BCG는 연간 약 700만 건의 리포트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의 상당 시간은 시장 데이터와 산업 정보를 수집한 뒤 정리하는 데 쓰였다. AI 등장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BCG는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등 업무 전반에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내 프로그램엔 다양한 ‘커스텀 GPT’가 탑재돼 있다. 챗GPT 환경에서만 약 3만2000개의 커스텀 GPT를 운영하면서 자료 정리와 분석에 쓰던 시간을 크게 줄였다. 그 결과 컨설턴트는 분석 자체보다 해석과 판단, 그리고 가설 설정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이 같은 변화 속에서 컨설팅업계가 찾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시장과 고객에 관한 사실을 분석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그 분석 위에서 패턴을 읽고 인사이트(통찰)를 도출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이런 변화한 인재상은 채용 기준 역시 바꾸고 있다. 컨설팅 현장에선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설명하는 기존 수준을 넘어 지원자가 이 데이터에서 어떤 변화의 패턴을 찾았는지, 이 기술이

    3. 3

      [김연재의 유러피언 코드] 독일 관광수요의 트렌드 변화

      해마다 여름 휴가철이면 독일 도심은 우리네 설날처럼 한적해진다. 독일인은 그만큼 여행에 ‘찐’심이다. 더불어 봄 부활절과 겨울 성탄절마다 북적이는 독일의 주요 공항을 보면 이들의 여행 열기를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 독일은 매년 약 800억 유로를 해외여행에 쓰며 1위 미국, 2위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관광소비국이다. 독일인 한명 당 연간 여행일 수도 20년째 약 12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만 9.9일로 잠시 10일 이하로 떨어졌을 뿐이다. 위기에도 여행 안 줄이는 독일인독일인의 남다른 여행 욕구 이면에는 높은 소득 수준과 더불어 사회적·문화적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복지 혜택이 좋은 독일 근로자는 통상 연평균 30일 안팎의 유급휴가를 보장받는다. 또한 여름이면 누구나 한번 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이다. 국제 정세 변화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독일인의 여행 소비는 쉽게 줄지 않는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0.2%에 불과했던 지난해 독일의 1인당 평균 휴가 비용은 1636유로였다. 전년보다 되려 약 100유로 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그렇다면 글로벌 시장에 이슈가 생기면 독일인의 여행 패턴은 어떻게 바뀔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독일인의 동유럽 여행은 빠르게 위축됐다. 반면 독일 국내 여행과 남유럽 휴양지 수요는 크게 늘었다. 비행기 대신 자동차와 기차를 이용한 근거리 여행도 증가했다. 여행 방식 역시 변화했다. 장기 휴가보다 짧은 여행을 여러 번 떠나는 ‘마이크로 여행’이 확산했다. 흥미롭게도 같은 기간 캠핑용품, 캐주얼 의류, 간편식 시장도 함께 급성장했다.독일 여행업계 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