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소니/혼다의 세계 무대 석권은 돌연변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소니나 혼다는 미국이나 유럽시장을 휩쓰는데 기린맥주나 시세이도
화장품은왜 맥을 못추는가"
세계 가전시장을 석권하고 자동차시장을 미국 독일과 3분하고있는 일본.
그런 일본이 제약 화장품 패션등 다른분야에선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형편없다.
왜 그럴까.
그동안 신통한 답변이 궁했던 이 질문에 대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가
최근 눈길을 끄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일본기업들은 세계화경영에 성공하기엔 유통시스템에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있다고 진단하고있다.
이는 소니나 혼다의 성공이 오히려 예외적이라는 시각이다.
일본기업들은 생산자중심의 유통마인드로인해 마케팅이 지배하는
서구시장에 적응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이는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고있는 한국기업들도 경청해야할 대목이다.
지난 80년대 혼다와 소니가 미국이나유럽의 경쟁자들을 제압하는 과정을
지켜본 경제분석가들은 다음엔 하이네켄이나 프록터&갬블같은 소비재기업들이
당할 차례라고 장담했었다.
니산이나 마쓰시타가 해낸 것을 기린(맥주), 카오(생활용품),
노무라(증권) 산토리(위스키)등이 못할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일본기업들 스스로도 그렇게 믿었다.
이제 1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분석은 지나친 노파심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있다.
가전과 자동차의 성공에 용기백배한 일본의 다른업계도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고군분투했었지만 전과는 참담하다.
이들이 미국이나 유럽의경쟁자들에게준 충격은 가전이나 자동차에 비하면
그야말로"새발의 피"라고나 할까.
오히려 서구경쟁사들의 일본침공에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이를테면 일본의 제약업계는 80년대초 혼다나 소니의 길을 따라가면
90년대엔 세계시장에 우뚝 설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그랬던 일본제약업계의 리더인 녹십자는 지금 지방제약회사와인수합병을
통해 겨우 연명하고있다.
일본 화장품업계의 대표인 시세이도를 보자.
70년대 후반부터 세계화경영을 표방했건만 아직도 해외부문은 이 회사
전체수익중 10%를 축내고있다.
시세이도와 닮은꼴이 한둘이 아니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일본인들은 흔히"버블"탓을 한다.
일본경제가 좋았던 시절에 말로는 세계화경영을 한다면서 막상 자기혁신을
게을리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것만으론 아무래도 설득력이 약하다.
소니나 도요타도 버블시대를 통과했지만 꺼덕없이 버티고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일본기업의 유통시스템이 세계화경영에는 맞지않기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기업들은 생산자가 도매상과 소매상을 계열화하거나"일본특유의
심정적인 연대"를 신조로 삼고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선 통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도요타나 혼다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이들은 서구에서도 독점적인 딜러망을 구축,사실상 일본적인 시스템을
운용할수있었다.
하지만 맥주나 화장품같은 일반소비재의 경우 문제가다르다.
일본기업은 단지 생산자일뿐 현지 유통업체와 싫든좋든 손잡을 수밖에
없다.
이과정에서 서구에선 통하기힘든 마케팅체질로 인해 이들은 좌절을
거듭해왔다.
소니나 마쓰시타같은 가전업체들도 일반소비재처럼 현지 유통업체를
상대해야 했지만 이들은 마케팅 약점을 극복할수있는 비장의 카드를
갖고있었다.
소니가 세계시장을 석권할수있었던것은 발군의 기술력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맥주와 같은일반소비재는 마케팅의 허점을 보완할수있는
마땅한 무기를 갖고있지않다.
그들은 일본 국내처럼 계열화된 유통망없이 생산자를 좌지우지하는데
이골이 난 현지의 유통업체들을 상대해야했다.
패션 화장품등은 도시중심가에 전문점을 갖추지않으면 장사는 허사다.
물론 파리나 런던의 중심가에 부티크를 낸 일본업체들도있지만 그들이
서구의 세련된 고객단골로 끌기엔 역부족이다.
이 분야의 기술이나 경험은 오히려 열세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본은 어제의위협이지 오늘은 아니다"고 비꼬고있다.
일본은 과거의 싸움(가전, 자동차)에선 이겼지만 패션 화장품같은 오늘의
도전에서도 예전과 같은 전과를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결론이다.
<이동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
화장품은왜 맥을 못추는가"
세계 가전시장을 석권하고 자동차시장을 미국 독일과 3분하고있는 일본.
그런 일본이 제약 화장품 패션등 다른분야에선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형편없다.
왜 그럴까.
그동안 신통한 답변이 궁했던 이 질문에 대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가
최근 눈길을 끄는 분석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일본기업들은 세계화경영에 성공하기엔 유통시스템에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있다고 진단하고있다.
이는 소니나 혼다의 성공이 오히려 예외적이라는 시각이다.
일본기업들은 생산자중심의 유통마인드로인해 마케팅이 지배하는
서구시장에 적응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이는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고있는 한국기업들도 경청해야할 대목이다.
지난 80년대 혼다와 소니가 미국이나유럽의 경쟁자들을 제압하는 과정을
지켜본 경제분석가들은 다음엔 하이네켄이나 프록터&갬블같은 소비재기업들이
당할 차례라고 장담했었다.
니산이나 마쓰시타가 해낸 것을 기린(맥주), 카오(생활용품),
노무라(증권) 산토리(위스키)등이 못할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일본기업들 스스로도 그렇게 믿었다.
이제 1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분석은 지나친 노파심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있다.
가전과 자동차의 성공에 용기백배한 일본의 다른업계도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고군분투했었지만 전과는 참담하다.
이들이 미국이나 유럽의경쟁자들에게준 충격은 가전이나 자동차에 비하면
그야말로"새발의 피"라고나 할까.
오히려 서구경쟁사들의 일본침공에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이를테면 일본의 제약업계는 80년대초 혼다나 소니의 길을 따라가면
90년대엔 세계시장에 우뚝 설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그랬던 일본제약업계의 리더인 녹십자는 지금 지방제약회사와인수합병을
통해 겨우 연명하고있다.
일본 화장품업계의 대표인 시세이도를 보자.
70년대 후반부터 세계화경영을 표방했건만 아직도 해외부문은 이 회사
전체수익중 10%를 축내고있다.
시세이도와 닮은꼴이 한둘이 아니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일본인들은 흔히"버블"탓을 한다.
일본경제가 좋았던 시절에 말로는 세계화경영을 한다면서 막상 자기혁신을
게을리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것만으론 아무래도 설득력이 약하다.
소니나 도요타도 버블시대를 통과했지만 꺼덕없이 버티고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일본기업의 유통시스템이 세계화경영에는 맞지않기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기업들은 생산자가 도매상과 소매상을 계열화하거나"일본특유의
심정적인 연대"를 신조로 삼고있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선 통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도요타나 혼다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이들은 서구에서도 독점적인 딜러망을 구축,사실상 일본적인 시스템을
운용할수있었다.
하지만 맥주나 화장품같은 일반소비재의 경우 문제가다르다.
일본기업은 단지 생산자일뿐 현지 유통업체와 싫든좋든 손잡을 수밖에
없다.
이과정에서 서구에선 통하기힘든 마케팅체질로 인해 이들은 좌절을
거듭해왔다.
소니나 마쓰시타같은 가전업체들도 일반소비재처럼 현지 유통업체를
상대해야 했지만 이들은 마케팅 약점을 극복할수있는 비장의 카드를
갖고있었다.
소니가 세계시장을 석권할수있었던것은 발군의 기술력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맥주와 같은일반소비재는 마케팅의 허점을 보완할수있는
마땅한 무기를 갖고있지않다.
그들은 일본 국내처럼 계열화된 유통망없이 생산자를 좌지우지하는데
이골이 난 현지의 유통업체들을 상대해야했다.
패션 화장품등은 도시중심가에 전문점을 갖추지않으면 장사는 허사다.
물론 파리나 런던의 중심가에 부티크를 낸 일본업체들도있지만 그들이
서구의 세련된 고객단골로 끌기엔 역부족이다.
이 분야의 기술이나 경험은 오히려 열세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본은 어제의위협이지 오늘은 아니다"고 비꼬고있다.
일본은 과거의 싸움(가전, 자동차)에선 이겼지만 패션 화장품같은 오늘의
도전에서도 예전과 같은 전과를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결론이다.
<이동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