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와 수출부진 한보부도의 여파로 우리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또 끊임없는 시장개방으로 막강한 외국업체와 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경쟁력강화를 위한 고육책으로 잇따라 대량인원감축에 나섰다.

동태 명태 감태 등의 신조어를 만들며 이른바 "다운사이징"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난감하다.

다운사우징을 위해 감축할 인원도 없을 뿐 아니라 신기술개발을 하려해도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

경영정보시스템(MIS)전문 개발업체인 한국하이네트(대표 최영민)는 이러한
중소기업체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6일 인천
남동공단내 상공회의소에서 "중소기업 정보인프라 구축을 위한 한국형ERP
(전사적 자원관리)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경인공단지역내 3백여업체가 참가, 중소기업의 정보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하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ERP시스템의 개념과
그 필요성, 사례 등을 듣는 등 ERP시스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주제발표자로는 연세대학교 산업시스템공학과 임춘성 교수,
한국하이네트의 유봉종 상무, 중소기업진흥공단 황규주 정보화지도실장,
한국컴팩컴퓨터의 홍태호 차장, 한새전자기기의 윤광욱 전산실장이 나왔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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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ERP개발 >>

<> 임춘성 < 연세대 교수 > = 한국형ERP를 말하기 전에 우선 ERP가
무엇인지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는 직역하면 "전사적 자원관리"
"기업자원관리" 등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제적 의미는 "기업통합정보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ERP는 기업의 생산, 회계, 인사, 영업 및 재고와 같은 기간업무를
통합적으로 연계관리해 주는 패키지 소프트웨어다.

즉 회계와 영업관리를 위주로 간단한 생산관리기능을 부가한 경영정보
시스템(MIS)과 생산 및 공정관리중심의 생산정보시스템(MfgIS)을 포함한
복합적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ERP의 가장 큰 특징은 위드프로세서나 일반 응용소프트웨어와 같이
설치만 하면 곧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ERP는 기업 특유의 업무와 프로세서에 접목시키고 내부 프로세서를 가장
합리적이고 표준적인 모형으로 다시 구성해야 한다.

한국형ERP는 한국적 기업상황에 맞는 ERP패키지의 개발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컨설턴트의 대량 확보라는 전제조건 아래 논의돼야 한다.

한국기업은 외국기업들과는 다른 세법 관습이나 업무절차 등을 갖고 있다.

이런 한국적인 상황을 처음부터 제품에 구현한 것이 한국형ERP라 할 수
있다.

한국형 ERP라해도 기업간 차별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즉 ERP패키지를 업무상황에 적합하게 재편하는 것과 기업의 리엔지니어링이
이와함께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 중소기업 정보화이용 >>

<> 유봉종 < 한국하이네트 상무 > = 최근 한국경제가 불황으로 몸살을
겪고 있으나 유독 정보통신분야만큼은 예외적인 호황국면이다.

이는 각 기업들이 경쟁력확보를 위해 BPR(경영혁신)등 각종 경영개선방법을
추진하면서 IT(정보기술)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ERP시스템은 국내 경제상황과 지각변동기에 와 있는 세계경제구조와
밀접히 연결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ERP에 대한 요구가 아무리 늘었다해도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똑같은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다.

우선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용인력과 자금이 어느때보다 쪼들리고 있는 때다.

ERP구축에는 소프트웨어의 가격보다 컨설팅이나 교육에 드는 비용이 2배
이상 비싸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우 국내 기업현황을 가장 잘 반영한 ERP제품을 골라
이를 업무에 맞게 변형시키는 방향으로 ERP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또 ERP를 도입하기전에 이를 얼마만큼 활용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조건 비싼 ERP패키지와 컨설팅인원만 초빙한다해서 기업의 매출이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경영자들은 ERP를 도입하기 전에 기업의 미래와 향후 전략에 대한
복안을 갖고 있어야 ERP구축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 중소기업 정보화 현황 >>

<> 황규주 < 중진공 정보화지도 실장 > =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매우 뒤떨어져 있다.

중진공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중소기업의 전산시스템 도입율은
61.3%, 전산화추진율은 25.2%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단 정보화를 추진하려해도 많은 걸림돌이 있다.

우선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추진할 확실한 조직이 없다.

중진공과 같은 기관에서 일관되게 중소기업들의 정보화사업을 도와줘야
하나 업무를 추진할 만한 여력이 없다.

중진공이 지난 한해동안 중소기업에 지원한 금액은 총 5백40억원정도로
이는 실제 중소기업의 정보화에 필요한 5조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설사 자금이 있더라도 정보화를 도울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그러나 중소기업 자체가 정보화마인드가 안돼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컴퓨터도입이 곧 정보화라고 생각하는 식의 정보화인식을 갖고 있는가
하면 정보화의 효용성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는 중소기업들이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업체와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와함게 시스템간 표준화가 않돼 있어 정보를 교류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업무방법을 변화시키지 않으려는 관행도 팽배하다.

ERP의 도입이 경쟁력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이같은 저해요소들을
없애려는 노력이 업체와 정부 관련기관들에서 함께 이뤄져야 한다.

<< 네트워킹 작업 >>

<> 홍태호 < 한국컴팩컴퓨터 차장 > = ERP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네트워킹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네트워킹작업은 다수의 컴퓨터를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하는 작업으로
안정된 서버와 적합한 관리용 소프트웨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버는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그 성능뿐만 아니라 네트워크상에서 안전하게
가동하는지 여부와 관리의 용이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프로세서로 흘러들어가는 데이터의 흐름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교정해주는 ECC메모리를 기본으로 채택하여 오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스템의 작동이 중지되더라도 이를 신속하게 교정하여
자동적으로 재부팅시키는 자동서버복구(ARS-2)기능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서버는 설치단계부터 정확히 환경을 설정하고 성능의 최적화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일상적인 서버관리에서 발생하는 드라이브, 메모리 또는 프로세서 등의
고장이나 문제점들도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시스템의 고장시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 ERP구축 사례 >>

<> 윤광욱 < 한새전자기기 전산실장 > = 한새전자기기는 위성방송수신기용
주파수변조기 부품을 생산하는 남동공단내 중소기업이다.

2개제품의 30여개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한국하이네트사의 "인프라"
시리즈를 이용해 자재 생산 품질 영업관리를 연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무역관리용인 EDI(전자문서교환)와 급여 및 각종 은행업무를 통신을
통해 하나의 라인으로 묶어 운영중이다.

현재 운영중인 전산시스템은 몇가지 부족한 점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하다고
자신한다.

각 부서에서 입력된 자료들을 다른 부서에서도 정확히 조회하거나 교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재의 입고 반제품의 생산, 이동, 외주처리가 모두 한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어 각 단계의 진행상황을 컴퓨터로 체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영업에서의 수주관리는 수시변동에 의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회계관리가 완전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가장 시급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불과 5년전만 해도 한새전자기기에는 컴퓨터1대는 물론 전산화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자재와 제품관리는 장부수기에 1백% 의존한 상태였다.

그러던중 한국하이네트의 제품을 도입, 기업전산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ERP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앞으로 위성방송장비 전문부품업체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 정리=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