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외무장관과 전기침 중국외교부장은 14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부터 싱가포르 시내 만다린 오키드호텔에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한국망명문제를 집중 협의.

유장관은 황비서 망명문제라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외교적 협의를 앞둔
탓인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회담장에 입장, 전부장과 악수를 나눈뒤
회담을 시작.

유장관은 "오늘 새벽1시에 도착했다"며 인사말을 건넸고 전부장은
취재진들을 바라보면서 "기자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니 오늘 회담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점을 알수 있겠다"며 미소.

회담을 마친뒤 유장관은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오늘은 기본적인 이야기만
나누었다"며 "앞으로 중국측과 계속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대답.

유장관은 이어 "중국측은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인 만큼 상황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상황파악을 위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

<>.이날 회담이 당초 예정시간인 30분을 넘겨 47분여간 진행되는 바람에
한중외무장관회담에 이어 중국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던 그리스 외무장관이
오전 9시30분께 회담장에 도착했다가 옆방에서 잠시 대기하기도.

회담은 당초 의제없이 자유롭게 진행하기로 양측이 합의했지만 황비서
망명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황의 망명문제에 대한 논의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다는 후문.

회담은 중국측만 통역을 둔채 영어로 진행됐는데 한국측에서 소병용
외정실장, 박상식 주싱가포르대사, 이규형 대변인, 황정일 동북아2과장이,
중국측에서 이조성 외교부부부장과 부학장 주싱가포르대사, 곽경립 대변인등
5명이 각각 배석.

회담장 주변에는 한중 양국 언론은 물론 AP UPI DPA등 세계 주요통신,
NHK등 일본의 주요 언론, 홍콩과 싱가포르 현지 언론등의 기자 1백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여 황의 망명요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반영.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