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7일부터 이어지는 설 연휴기간중 사이판과 괌 방콕등 동남아행
항공편의 예약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설에는 연휴 3일보다 긴 4~5일간 휴가를 즐기려는 향락성
해외여행객이 대부분이며, 그 가운데에는 골프를 치기위해 단체로 항공권
예약을 끝낸 사회지도층인사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착잡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해외여행에서 선진국가들의 문물을 배우고 심신에 쌓인 피로를 풀어
재충전의 기회가 된다면 해외여행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해외여행문화가 앞에서 말한 순수한 이유나 목적에서 빗나가
향락과 과소비로 이어지는데 그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난 한햇동안 해외여행 수지적자는 22억달러를 넘는다고 한다.

이는 경상수지적자 2백30억달러의 1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고소득계층의 무절제한 해외여행과 외화낭비가 국제수지적자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더 나아가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부 몰지각한 여행객들이 싹쓸이쇼핑이라든지 보신관광 도박관광에
외화를 물쓰듯이 해 "어글리 코리언"이란 오명을 쓴지도 오래다.

우리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시점에서 향락성 해외여행과
과소비는 돈많은 사람들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스스로 자제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한마디로 여행문화의 선진화와 소비문화의 건전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말이다.

경제에 활력을 되찾기위해 "국가경쟁력 10%높이기"운동이 벌어지고
모두가 근검.절약을 해야 할 이런 시기에 설 연휴 해외여행이 과연 옳은
것인지 가슴에 손을 대고 한번 생각해 볼일 이다.

홍승순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