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29-31일 사흘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전국경영자연찬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신년경제정책전망과 과제" "개방화시대 한국기업의 전략"
"경쟁력강화를 위한 신노사관계 구축전략" 등을 주제로 기업인들과 경제
부처 장관들이 특별강연을 했다.

주요 강연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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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경영철학 ]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많지만 무엇보다 정확한 판단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타이밍을 맞춘다는 것은 기회주의와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빈틈없는 판단을 바탕으로 한 결단을 의미
한다.

경영 활동이란 대세를 읽고 정확히 판단하며 미래를 예측해 타이밍을
포착하는 과정의 연속인 것이다.

사업은 또 하나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적 노력으로 한 분야에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남이 터를 닦아 놓은 곳에 뛰어 들어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남보다 앞서
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모르면서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가는 불필요한 경쟁만 유발하고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것이 그동안 주변의 사례를 지켜보면서 터득한 결론이다.

낚싯대 10대를 걸쳐 놓는다고 해서 고기가 다 물리는 것은 아닌 것처럼
사업도 무작정 일을 벌려 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보다는 분수를 지키고 독자적인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업가에게는 많은 덕목도 요구된다.

그중 첫째는 대외적으로는 신용을 쌓고 내부적으로는 인간 중심의 경영을
펼치는 일이다.

거래선이나 고객에 대한 신용은 사업의 기초 자산이다.

또 내부적으로는 적재적소에 사람을 기용해 활력과 인간미 넘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함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불굴의 의지도 필요하다.

어려울 때일 수록 기회도 많은 법이다.

전화위복이나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듯이 실제로 곤경에 처했다가 오히려
그것이 더 큰 성공의 발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신념으로 기회를 만들고 가치있는 일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불경기 때 투자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정말 비전이 있는 경우
라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반대로 도저히 안된다 싶으면 빨리 체념하는 것도 사업가의 지혜다.

생각해 보면 지난 반백년동안 운송사업을 해오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다.

실패의 쓰라린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처음에 지더라도 나중에 이기면 된다는 것이다.

이기기만 바라는 것은 겸손하지 못한 오만이다.

그래서 나는 "지면서도 이기는 것,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이 사업이라고
믿고 있다.

사업가에게는 또 행운은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업에서의 찬스라는 것은 가만히 있는데 남들이 거져 가져다 주거나
우연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개척하고 노력하는 가운데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마침내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사업가는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신념도 지녀야
한다.

나 자신도 국내에서보다 해외에 진출해 외화를 획득하고 사업을 키워온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항공사업은 일반인들 눈에는 비치지 않는 곳에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한다.

또 투자에 비해 이윤이 보잘 것 없는 사업이다.

그러나 신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 훌륭한 예술작품처럼 독창성이
있으면서도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국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

부실기업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구제금융이나 기웃대는 것보다는 착실한
성장으로 많은 세금을 국가에 바치고 사회복지증진에도 기여하는 사업체
여야 진정한 존재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인에게는 일에 대한 정열과 함께 국가에 대한 봉사정신
이 요구된다.

성공한 기업인들이 평생을 사업에 전념하는 이유는 결국 일에 대한 집념과
성취욕 때문이다.

오직 돈을 벌어 즐기겠다는 것만이 목표였다면 굳이 모험을 무릅쓰고
어려운 사업을 계속해야 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