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때부터 서민들의 밑반찬으로 애용돼 오다 근대초기 사라졌던 "전통
즙장"과 그 제조방법이 농촌진흥청 농촌생활연구소에 의해 복원됐다.

농촌생활연구소는 21일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과 함께 우리 민족의
중요한 전통장이었으나 그 제조 및 이용법이 사라졌던 "즙장"을 농사관련
고문헌을 바탕으로 1년여의 연구끝에 복원했다"고 밝혔다.

즙장은 찐 밀과 콩을 섞은 뒤 고온으로 단기간에 발효시켜 만드는 장으로
색깔은 된장보다 어두운 노란색이나 맛은 된장보다 고소하고 단맛이 나 주로
쌈장과 오이, 풋고추 장으로 서민층에 널리 이용됐었다.

즙장은 그러나 주로 높은 열을 유지하는 퇴비더미 속에서 단기간 발효
시켜야만 하는 제조상의 단점과 밀 생산량의 급감 등으로 1900년대초부터
우리 식탁에서 점차 사라졌다.

조선조 숙종때의 실학자 홍만선이 쓴 "산림경제(1715년)" 등의 옛 문헌
등을 기초로 이번에 복원된 즙장은 밀과 콩을 3대 1의 비율로 섞어 찐 뒤
65C의 고온으로 6일 정도 발효시키고 상온에서 2주일 가량 숙성시키는
방법을 사용, 위생문제도 해결하고 전통의 맛과 향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생활연구소 장창문박사(53)는 "시식회를 통해 새로 제조한 즙장과
시판 된장의 맛을 비교한 결과 모든 연령층으로부터 즙장의 맛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시.군 농촌지도소 등을 통해 올해안에 즙장제조법과
이용법을 농가에 보급하고 앞으로 가지, 오이, 풋고추를 이용한 "즙장
장아찌 제조법"도 복원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수원 = 김희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