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듯 직장생활에서 첫인상은 성공의 절반이다.

정든 교정을 뒤로하고 냉혹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

그들에게 처음 3개월은 앞으로 30년을 좌우하게 될 중요한 시기다.

어떻게 하면 "적자 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회사조직에서 "적자"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잘 끼운 첫단추, 제대로 들인 세살버릇"

직장초년병들의 신년 벽두의 화두는 바로 이것이다.


[ 구겨진 양복-일도 구겨진다 ]

"잘 어울린다"라는 말외에는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입어라.

너무 멋있을 필요도, 너무 세련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다 보니 양복이 구겨졌다고 변명하지는
않도록 말쑥함에 신경써라.

구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예부터 남자에게 있어 권위의 상징은 모자와 구두에 있다고 했다.

답답한 고시생처럼 보이는 뿔테 안경을 쓴 사람이라면 이 기회에 개성과
유행에 맞는 안경테로 바꿔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안녕하십니까의 미학 ]

회사에 있는 모든 사람은 당신의 선배다.

사장에서부터 1년차 선배에 이르기까지, 수위 아저씨 청소부 아줌마 등
누구에게나 인사를 건네라.

"안녕하십니까"는 결국 "안녕하세요"로 되돌아 오게 돼있다.

윗분을 만났을 때는 상대방보다 깊게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들때는 상대방
보다 조금 늦게 서서히 올리는 것을 잊지말라.

[ 입사는 늦었지만 출근은 빨리 ]

"지각은 금물"-이 정도로는 너무 소극적이다.

정해진 출근시간보다 항상 15분전에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보라.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에게 가르쳐 주면서 봉급까지 주는 회사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이 길밖에 없다.

부서회식으로 3차 4차까지 간 다음날에는 어떻게 "익스큐즈"가 되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

이때야말로 당신이 점수를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낮은 포복 높은 포복 다 동원해 "기어서라도" 제때에 가라.

[ 보고는 보고 ]

심부름과 같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끝내면 반드시 보고하라.

또 며칠이 걸릴 정도의 지시사항에 대해서는 중간보고를 소홀히 하지 말라.

이때는 제때에 끝마칠 수 있는지, 아니면 시간이 좀더 필요한지 정직하게
알려줘야 한다.

보고의 요령은 결론부터 미리 말하고 이유를 대가는 역피라미드 형식을
취해야 한다.

논문쓰듯이 서론 본론 결론을 따져가며 구절구절 늘어놓는 것은 윗사람을
짜증나게 할 뿐이다.


[ 술-적과의 동침 ]

두고두고 입방아에 올려질 흉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추억의 시간으로 만들 것인가.

주량을 과시하지 말되 그렇다고 빼서도 안된다.

말을 많이 하지 말되 열심히 들으며 간간이 맞장구를 쳐줘라.

술자리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한곡조".

최근 유행하는 노래로 3곡정도는 준비해둬라.

음치-타고난 걸 어쩔건가.

악으로 깡으로 버틸 수 밖에.

[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

신출내기 여러분들에게 주어지는 일은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가 뭐 이런 일하려고 취직했는가"하는 바로 그런 일들이다.

그러나 신입사원으로서 여러분들의 승부는 여기에서 난다는 것을 명심하라.

서류 심부름 복사 전화받기 메모등 자질구레한 일 하나하나도 완벽히
해내는 버릇을 길러라.

입사초기 모두 그만그만한 동기들중에서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지름길은
밝은 표정 명랑한 목소리 패기 그리고 센스 정도가 아니겠는가.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