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가와 게이타로 < 일본 경제평론가 >

*** 약력 : 교토부 출생(1927년)
오사카대학 공학부 졸업
금속업계 관련 신문기자및 잡지편집자
증권분석가
경제평론가
저서 : ''일본은 이렇게 변한다'' ''일본주식회사의 도전''
''중국 근대화의 환상'' ''초가격 파괴의 시대''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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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세계경제를 논할때 가장 중시해야 하는 요소는 세계 전체의 정세
변화이다.

20세기 세계는 한마디로 ''전쟁과 혁명이 연속된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에 반해 21세기 세계는 ''평화와 안정이 계속되는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정세변화가 변모하는 세계경제의 전제이다.

[[[ 냉전의 종결 ]]]

20세기 최후의 전쟁이라고 말할수 있는 "냉전"은 20세기중에 동측진영의
패배형태로 종결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미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유럽에선 "냉전"에 종지부를 찍었고 91년에는
소련연방이 붕괴했다.

지금도 "냉전"이 지속되고 있는 극동아시아에서도 20세기가 끝날때까지는
중화인민공화국 북한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등 3지역에 남아 있는 공산당의
일당독재가 전부 붕괴.파멸할 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설때까지 이들 3곳에 일당독재체제가 남아 있게 되더라도
그 영향력은 거의 소멸될 것이 틀림없다.

현재 이 3곳은 모두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북한은 국민들에게 공급해야 하는 식량과 의료가 매우 부족한 상황
이다.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공급하는 중유 50만t없이는 경제활동을
계속할수 없는 지경에 있다.

따라서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북한은 식량원조를 받기위해 중국과 특별한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대만에
접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대만에 대한 북한의 교섭이 성사되면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될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국경에서 무력분쟁마저 일어날 위험이 있다.

[[[ 세계경제 기조 ]]]

극동아시아에서도 "냉전"이 끝날 것으로 기대되는 21세기에는 세계경제
전체의 흐름은 20세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세기 세계경제의 기조인 인플레, 즉 물가 임금 금리 공공
요금등 모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과는 달리 21세기엔 각종
가격이 끊임없이 하락하는 "디플레"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가 기업경영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디플레가 발생하는 원인은 대량소비를 바탕으로 하는 "전쟁과 혁명이
연속되는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철저한 시장개방정책을 실시, 자국시장을 외국상품과 외국
투자자에 개방하는 것이외에 경제번영을 지속시키는 정책을 생각할수 없다.

이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으면 21세기 기업경영에 성공할수 없다.

인플레시대에는 "기업경영자, 즉 판매자에게는 천국이며 구매자에게는
지옥"을 의미했다.

그러나 "디플레"시대엔 그 반대현상이 일어난다.

이점을 정확히 인식하지않는다면 기업경영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격심해지는 경쟁에 견디지못한 기업은 도산이라는 형태로 사라지게 된다.

경쟁에 이겨서 살아남은 기업만이 또 다른 경쟁에 참가할수 있다.

결국 경영력이 강한 기업들끼리 생존경쟁을 한층 격심하게 벌이는 일종의
순환현상이 정착될 것이다.

[[[ 기업의 기본전략 ]]]

이런 경영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인플레시대의 경영전략을 조금이라도
빨리 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산을 "물"이라는 형태로 고정시키면 안된다.

기업경영에 필요한 설비투자도 결국 "물"을 빌리는 것이다.

금리가 낮은 경우라하더라도 대출을 받았을때 이자부담은 기업경영에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다.

따라서 대출에 대한 이자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지 않으면 경쟁력이
저하된다.

임금도 최대한 낮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만일 자국내 임금수준이 국제적인 표준보다 높으면 즉시 임금수준이 낮은
나라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동시에 "디플레" 특성이 "구매자에게 천국"인 점을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

다시말해 구매자는 판매자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중에서 자신의 마음에
든 것만을 선택해서 산다.

또 구매자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요인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구매자의 기분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판매자는 한순간에 구매자에게
버림받아 매출이 급감하게 된다.

구매자가 만족을 느끼게 하기 위해선 상품 서비스 모두 철저하게 품질을
향상시키고 기술을 개선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적 연구성과로 탄생한 정보를 한층 신속하고 상세하게 입수하는 한편
자사의 연구개발부문을 강화해서 발빠르게 신제품을 개발, 시판에 나서는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내부의 관리체제를 강화, 재고과잉상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POS(판매거점 정보수집네트워크)" 도입이 불가피하다.

무슨 업종이라 할지라도 어느 판매점에서 어떤 상품과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즉각 입수해 이를 컴퓨터의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
생산계획과 판매계획의 기본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이것이 수익을 확보하는 기회로 연결된다.

타당한 근거가 없는 염가판매는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한다.

결함있는 상품을 떨이로 팔아넘긴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기 때문
이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판단은 인플레시대와 디플레시대의 차이로 인해
이뤄지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판매경쟁 격화에 따른 것이 아니다.

기업경영자들은 이 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국가차원에서는 자국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자유화노선"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유화노선"이란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국내산업에 대한 보호정책을
폐지, 국내시장을 철저하게 개방하며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를 전면적으로
폐지 또는 대폭 완화하는 3단계정책을 일컫는다.

이것은 국가가 선택할수 있는 정책적인 과제이지만 이같은 3단계 정책은
이미 세계전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시대적 조류이다.

세계각국은 점차 단일의 공통된 "월드시장"에 참여하지 않을수 없게 된다.

각국 민간기업 경영자들은 "투기"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과 수요동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 변화는 단순한 수급관계의 변동에 의한 것이 아니다.

수급에 변화를 가져올수 있는 많은 요인들이 가격과 수요동향을 변화시킨다.

예를 들면 겨울에 기온이 급속히 내려갈 것으로 예측되면 많은 사람들은
난방용 연료를 사는 사람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석유등 연료가격이 급상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시 겨울이 그다지 춥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발표되면 석유
등의 가격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단순한 예에 지나지 않으나 가격과 수요동향 변동에 미치는 요소가
대체적인 예측과 다른 사례는 많다.

예를 들어 매스컴 보도를 통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화제가 끊임없이
생긴다고 하자.

그 화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상품과 서비스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수 있지만 전혀 다른 이유에서 이 수요가 완전히 없어지는 상황도
생길수 있다.

디플레시대의 경제계에서는 이처럼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에 적절히 대처할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경영자만이 21세기 디플레시대에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