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

미 주간지 포천이 9일자로 아시아지역의 환경문제를 다루면서 이같이
"고약한" 제목을 스스럼 없이 달았다.

아시아의 환경오염 실태에 비춰본다면 이 기사 제목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지역에서 기본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앞으로 5년동안 8백억-1천억달러의 돈이 투자돼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한국돈으로 8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지
않으면 아시아 사람들이 마실 물도 구하기 힘든 환경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말이 된다.

구체적인 예로 중국의 관광명소인 계림에서까지 폐수냄새로 코를 막고
비경을 구경해야 되는 것이 아시아환경의 현실이다.

한 샘플조사에따르면 방콕 개(견)의 70%정도가 흡연에 찌든 듯한 폐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이 도시의 대기오염이 위험수위를 넘었다.

그러나 첨단기술로 무장한 구미의 환경설비업체들은 아시아의 환경오염에서
사업 비젼을 발견하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비례해 환경사업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
하다는 판단아래 벌써부터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스웨덴의 중전기회사인 ABB는 자사의 공기정화장치부문 매출액 10억달러
가운데 절반을 아시아 지역에서 올리고 있다.

ABB는 최근엔 저소득국인 인도에까지 진출해 캘거타에 2백50명의 영업사원
을 두고 현지의 중화학업체를 대상으로 공기정화장치 세일즈를 펼치기 시작
했다.

이에대해 독일의 지멘스도 아시아 지역의 공기정화장치 사업을 보강하면서
ABB와의 시장쟁탈전을 선언했다.

아시아지역 진출에 큰 관심이 없었던 미국의 환경보호산업체들도 요즘
홍콩등을 중심으로 아시아사업망을 구축하는데 적극적이다.

일리노이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웨이스트매니지먼트사의 경우 홍콩에서
쓰레기매립및 화학폐기물처리등으로 연간 6억달러이상을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엔지니어링사인 멧칼프&에디도 동남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네소타주의 물정화장치회사인 클린플로 레보레토리즈사와 아이다호주소재
아트스 매뉴팩처링&서플라이사등도 최근들어 아시아 영업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미국 기업들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엔지니어링사인 몽고메리 왓슨사의 경우 태국환경청
에서 용역을 받아 전국적인 위생 수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등 아시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 샌디에이고의 컨설팅기관인 인바이런멘탈비지니스인터내셔날사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환경보호설비 시장규모가 연간 1백70억달러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다.

대국 인도네시아 중국의 경우 이 환경설비 시장이 연간 20-25%의 성장률로
급팽창하고 있다고 이 컨설팅사는 밝혔다.

아시아 개도국에선 환경문제에대한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의 관심도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고조돼 있는 상황이다.

태국에서는 환경단체가 1백80개나 발기했으며 푸미폰 아덴야테국왕이
환경운동가를 자처하고 있다.

최근의 대만 총선에선 녹색당 출신이 등원에 성공하는 기록이 나왔다.

이처럼 환경문제에대한 아시아 사람들의 각성이 이뤄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지의 환경 대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아시아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