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기획한 ''한국기업, 지구촌 여기까지...''시리즈가
LG엔지니어링 브라질전자단지 건설현장취재를 마지막으로 지난 2월 막을
내렸다.

한국경제신문사 취재진 18명은 지난 6개월여 동안 지구촌 17개국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정국의 파푸아뉴기니, 내전중인 스리랑카....

한국기업인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오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취재기자들은 섭씨 45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와 싸웠고 사막에서는
말라리아모기와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19회의 시리지를 성공적으로 끝낸것이다.

취재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미처 못다한 얘기를 나눔으로써 이번 시리즈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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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김기웅 <산업1부장> 양홍모 <국제부기자> 문한성 <사진부차장>
김경식 <유통부차장> 문희수 <정치부기자> 양윤모 <사진부차장>
양승현 <사회1부차장> 유재혁 <국제1부기자> 신경훈 <사진부기자>
정용배 <사회1부차장> 조일훈 <경제부기자> 김영우 <사진부기자>
정규용 <심의실차장> 이우진 <사진부장> 김병언 <사진부기자>
이정훈 <유통부기자> 김창헌 <사진부차장> 강은구 <사진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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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사정으로 못다쓴 얘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취재대상지역이 워낙 오지였던 탓에 찾아가는것부터 쉽지 않았을것
같고요.

우리와는 전혀 다른 기후와 음식등으로 건강을 유지하기도 어려웠을텐데..

-극동건설의 베트남 1번국도공사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물부족이었습니다.

푹푹 찌는 날씨에 씻을 물은 물론 음료수조차 부족했지요.

-서부아프리카의 말리와 가나를 가기전에 김포공항에서 예방약을 비싸게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곳 말라리아 모기에는 잘 듣지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다시 구했지요.

값도 싸고 구하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약을 먹기는 했지만 말라리아때문에 늘 걱정했습니다.

호텔안에서도 모기장에다 모기향까지 피워놓고 잤습니다.

-(주)대우 건설부문의 라오스 호웨이호댐공사도 험한 작업이었습니다.

워낙 숲이 우거진데다 기반시설도 없어 악전고투의 연속이었습니다.

풍토병으로 현지고용인력의 절반이상이 쓰러졌습니다.

장비수송을 위해 원시림에 길을 뚫는데 이만저만 어렵지않았습니다.

-방글라데시의 자무나대교 건설현장은 그야말로 한증막을 방불케했습니다.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가 엄청나게 높았습니다.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등 중앙아시아지역도 물부족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물에 석회질성분이 많아 배탈이 잦았습니다.

호텔객실내에 에어컨이 있었지만 조절장치가 없어 싫어도 꼼짝없이
찬바람을 쐬어야했습니다.

-한보건설의 필리핀 카섹난댐인근에는 영역침입자의 목을 베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헤드헌터족이 살고있었습니다.

이들은 걸핏하면 살해위협을 해왔습니다.

공사중단을 요구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한보건설측과 마찰을 빚고있었습니다.

-신원이 진출해있는 온두라스는 치안이 문제였습니다.

한국사람들은 현금이 많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도둑과 강도들이 한국인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유명관광지조차 차량과 짐수색이 샅샅이 실시될 정도입니다.

-현지진출 기업들을 둘러본 소감은 어땠습니까.

제대로 돌아가는것 같았습니까.

-이집트의 대림산업과 LG전자의 컬러TV부품공장은 성실시공과 양질의
품질관리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라오스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허드레공정을 7개국 건설사에 하청주고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로 보였습니다.

-파푸아뉴기니지역은 현지주민들과의 융합이 큰 과제였습니다.

현지정부가 한국기업의 진출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있습니다만 향후
진출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우건설의 라오스진출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독재정권이라 할지라도 그들과 합의만 잘하면 오히려 유리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프리카쪽도 마찬가지였지요.

군사정권을 잘 이용하면 의외로 투자효과가 클수있는 곳입니다.

정정이 불안하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어차피 오지에서 그정도의
리스크는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이집트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중동및 아프리카 유럽지역을 연결하는 관문입니다.

거기다 경제규모도 상당하고요.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온두라스는 전통적으로 노조의 힘이 셉니다.

따라서 기업활동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생산성이 낮은데다 저축률도 형편없는 수준이지요.

현지 인력의 근로의욕을 어떻게 고취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스리랑카의 경우 조그만 섬나라인데다 수주물량이 크지않아 경남기업이
독식하고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86년 첫 진출당시의 내란등 혼란상태를 극복하고 입지구축에 성공한
셈이지요.

-한라건설의 파푸아뉴기니 벌목공사는 채산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그러나 원자재인 목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돈으로 계산할수 없는
메리트입니다.

다른 국내기업들도 한라건설처럼 원자재와 연계된 해외진출을 서둘러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기업들의 오지진출을 돕기위한 정부나 국가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것 같은데요.

-말리 금광개발과 가나의 유전개발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자원빈국인 우리로서는 해외진출을 통해 원자재나 에너지를 직접 조달할
경우 "꿩먹고 알먹는"격입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원자재조달기업에 일정 혜택을 부여해야합니다.

-후진국의 기본적인 특징은 사회기반시설이 빈약한데도 개발자금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진출업체들이 직접 자금을 조달해 시공한뒤 완성된 시설물의
운영을 통해 공사비를 회수하는 BOT방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으로 돈을 조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노련한 국제금융기법들이 필요합니다.

-브라질에서 전자복합단지를 짓고있는 LG엔지니어링의 경우 별다른
지원책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오지에서 뛰고있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과거 70년대 중동근로자만큼
세제혜택을 보지못한답니다.

각종 메리트가 사라져가면서 인력부족현상이심각한 상황입니다.

오지에 나가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줘도 무방하지않겠습니까.

-"한국기업, 지구촌 여기까지"는 한국의 비즈니스가 어디까지
나가있는가를 확인해준 기획물이었습니다.

세계화 국제화의 최전선을 리얼하게 그려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19회로 서둘러 끝을 내면서 많은 취재거리가운데 일부만을
기사화할수 밖에 없었던게 아쉽습니다.

"컬러화보로 별도지면을 제작하고 시리즈횟수를 좀 더 늘렸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정리=조일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