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종합금융의 경영권분쟁은 경영에서 소외된 2대주주의 "쿠데타"로
볼수 있다.

최근 기업매수합병(M&A)시장의 활성화로 2대주주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종합금융회사에 대한 경영권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화종금은 지난 82년 장영자사건을 계기로 사채시장 양성화때 다른 종금사
(당시 투자금융회사)들과 함께 설립됐다.

설립당시에는 이번에 임시주주총회소집을 요구한 박의송회장이 1대주주
였으나 이후 유상증자가 잇따르면서 한화그룹에이어 2대주주로 밀려났다.

박회장은 설립초기 한화측으로부터 주요정책을 보고받았으나 최근에는
비상임감사로 경영에서 거의 배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회장은 또 지난해 4월 한화종금측에 시장가격 1만4천원보다 6천원정도
높은 2만원에 매수를 권유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대주주로서 경영에서 소외되자 지분매각을 추진했고 이도 여의치 않자
우학을 끌어들여 경영권획득에 나선 것으로 볼수 있다.

경영에서 소외된 2대주주가 불만을 표시하며 경영권에 도전한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초 동부그룹의 한농인수,올해초 신원그룹의 제일물산인수등도 모두
경영권에서 소외된 2대주주가 불만을 표시하면서 나온 결과이다.

한농과 제일물산은 모두 2인이상의 동업자에 의해 창업된 회사들.

경영권이 2세로 넘어오면서 경영에서 소외된 2대주주가 불만을 품고 3자
에게 끌어들인후 경영권을 3자게 넘긴 케이스이다.

물론 박회장측도 제일물산이나 한농의 경우처럼 경영권을 우학에게 넘길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박회장측은 이날 우학측에 경영권을 넘길 계획이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제일물산의 경우 2대주주가 신원과 공동경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음
에도 몇개월후 경영권을 넘긴 일이있어 박회장과 우학측이 경영권경쟁에서
한화그룹을 이기면 우학측이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계
는 보고 있다.

하지만 박회장과 우학측이 지분경쟁에서 한화그룹을 이길지는 불확실하다.

이들은 현재 모두 40여%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날 현재
까지 확인된 지분은 증권감독원에 신고된 박회장 지분 10%가 전부이다.

나머지 우학그룹 계열사가 보유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지분 19%와 박회장
이 개인적 친분이 있는 지분 11-12%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회장측도 "잔여지분에 대해 우학그룹에 관한 일"이라며 주식소유회사의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따라서 이들지분이 사실인지는 앞으로 열릴 임시주주총회 표대결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지분 역시 40%정도로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감원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태평개발 한화증권
한화기계등 계열사와 우리사주조합분을 합치면 모두 22.3%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장사가 그렇듯이 한화그룹 역시 동원할수 있는 우호적인
지분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증권시장에서 M&A소문이 나돌아 그동안 경영권을 방어
하는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면서 우호적인 지분을 동원하면 지분율이
40%를 휠씬 넘는다고 말했다.

결국 한화종금의 경영권분쟁은 서울지방법원의 판결에 달려 있다고 할수
있다.

서울지방법원이 임시주주총회소집을 허가할 경우 주총에서 지분대결로
판가름 날 것을 보인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