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 한양대 교수 >

NSC는 1970년 4월 창사이래 생산능력(양)과 기술력(질) 양면에서 세계
제일의 자리를 지켜온 철강메이커이며 POSCO는 1970년 4월 착공이래 NSC에
대한 조기후발자로서 지속적인 생산능력확대를 통해 양적인 면에서 세계
2위로 부상한 철강 메이커이다.

양사의 번영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양사는 1960년초 등장한 신주력기술인 "고로.연주" 방식에 대한
선점.편승으로 혁신기술의 이점을 최대한 향유했다.

둘째 세계철강수요가 60년대초 약 3억t에서 95년엔 약 7억5천만t으로 크게
늘어났다.

셋째 스케일 메리트(Scale Merit)를 NSC는 야와다와 후지사의 통합을 통해,
POSCO는 단일의 국민기업방식으로 추구했다.

넷째 양사는 모두 강한 경영주체와 의욕에 찬 근로자에 의해 신주력기술을
조기 흡수하였으며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과 국민적 지지기반위에서
번영했다.

양사는 이러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4반세기동안 각기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NSC는 70년대에는 생산능력확대(4천7백만t체제)를 80년대에 들어서는
산업구조의 전환과 세계철강수요의 주기변동적 둔화에 따라 대폭적인 생산
능력의 감축(2천8백만t체제)을 추진하는 한편 그 충격흡수를 위해
고부가가치화와 비관련다각화를 추구했다.

90년대에는 지속되는 수요둔화와 80년대의 지나친 고부가가치화 노력,
그리고 성공적이지 못한 비관련다각화의 전개로 말미암아 악화되는 수익성을
타개하기 위해 감량경영(90년초 5만명에서 현재3만명)을 전개했다.

한편 POSCO는 NSC에 대한 조기편승으로 후발자이익을 취하면서 철강다소비
산업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능력의 확대를 지속하면서 철강본업에 대한
세계화와 관련다각화로 사업영역을 넓혀 왔다.

이러한 양사간의 행보상 차이는 현재 원가품질 가동률 수익성 등의 경영
성과면에서, 본업에 대한 충실도면에서, 그리고 차세대 기술에 대한 준비면
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POSCO는 품질면에서 NSC에 비해 다소 열세(보통강의 경우 NSC가 100일때
POSCO는 90)에 있으나 원가면에서는 우위(POSCO가 NSC보다 약 20%정도 우위),
수익성면에서는 양호한 결과(매출이익률 POSCO 5.6%:NSC 1.3%)를 보이고
있다.

또한 POSCO는 철강본업에 대한 충실도와 세계화에 있어서, 그리고
신생기술에 대한 진입준비에 있어서도 NSC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 철강수요는 후발개도국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수요는 곧 포만기를 맞을 것으로 보이며 종래의 고로 판재류
전기로 조강류의 이원 구조에서 탄력적 생산이 가능한 다원 공급구조로
옮겨가면서 차세대 주력기술의 등장이 예견되고 있으며 산업주도권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이제 한국 철강산업이 더욱 강성해지고 POSCO가 양과 질 양면에서
세계제일의 국민기업이 되고자 할 때 양사의 비교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수요둔화기에 대비한 적정규모로 규모효과와 경험효과를 최대한
살림으로써 현재의 경쟁우위를 지속시켜야 한다.

둘째 차세대주력기술에 대한 핵심역량을 확보하여 나비효과를 살릴 기회를
포착하여야 한다.

셋째 철강산업은 앞으로도 전략산업이므로 관련다각화로 성장영역을 확대
하면서 시너지효과를 추구하여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