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프랑스에 전화하면 1분당 35센트를 내게된다.

그러나 프랑스텔레콤을 이용하면 이의 2배가 넘는 분당 76센트를
지불해야 미국과 통화가 가능하다.

유럽도 그동안 전화료를 지속적으로 내려왔으나 AT&T등 미국업체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유럽내에도 민영화에 성공한 영국계 통신업체와 여타국가의 국영업체간
전화사용료에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있다.

따라서 시장개방을 앞두고 유럽내 장거리전화료의 인하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한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현행요금 체계로는 역내 업체간은 물론 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의 반영이다.

특히 BT와 MCI간 합병, 그리고 AT&T의 통화료인하 계획은 기존업체들에
큰 충격을 주고있다.

과거처럼 10~20%의 점진적 인하가 아니라 장거리 통신요율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BT.MCI의 경우 처음으로 유럽과 미국 양대륙에 걸쳐 자체 통신라인을
소유, 전화선의 임차료 절감에 따른 엄청난 통화료인하가 가능한 입장이다.

또 AT&T는 값싼 미국 전화라인을 유럽내 로컬라인에 연결, 사용료를
획기적으로 내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유럽과 아시아지역 라인을 동시에 소유, 그 사용료를 대폭
인하하는 사업을 검토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통화료가 싼 미국등을 교환대로 이용하는 이른바 "콜백시스템"장사가
호황을 누리는등 지역 군소업자들의 활약도 기존업체에 큰부담이 되고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응, 유럽 국영 통신업체들도 통화료인하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독일 국영DT(도이체텔레콤)가 장거리 전화요금을 평균 10%이상 인하한것이
그예이다.

도이체텔레콤은 연초 통화대역 50~200km 간은 당시 5분당 3.45마르크에서
3.0마르크로, 200km 이상은 3.45마르크에서 3.24마르크로 대폭 인하했다.

그대신 경쟁이 없는 시내전화료를 0.23마르크에서 0.48마르크로 2배
인상했다.

장거리전화 요금의 인하에 따른 수입감소를 시내통화수입으로
보전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랑스도 지난 4월 독일과 유사한 수준으로 통화요율을 개선했다.

통화료 인하경쟁은 관련기업들에 경영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기업등 소비자들은 전화료의 부담을 줄일수 있는
계기를 맞고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