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 여성의 프로정신 .. 박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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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정 < 아시아비즈니스포럼 코리아대표 >
"일하는 여성"
얼마나 멋진 말인가?
나도 종종 일하는 여성, 비즈니스 우먼 또는 능력을 인정받는 여성 경영인
이라는 찬사 아닌 찬사를 듣곤 하는데, 그때마다 난 다시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곤 한다.
과연 일하는 여성이란 어떤 여성인가?
나는 지난 7월부터 아시아비즈니스포럼(Asia Business Forum)이라는 다국적
기업의 한국 지사장으로 국제회의 전문기획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면 구성원 전체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그 어떤 직종보다도 여성의 특성을 살릴수 있는 분야여서 인지 우리 그룹
전체의 85%가 여성이다.
물론 여성으로서, 작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한 업체의 장을 맡다 보니 이런
저런 어려움이 나의 왕성한 의욕을 저울질하는 것은 피할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아직은 사회적으로 유교적, 봉건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서구적인 경제구조 즉, 자본주의가 활개를 치는 이 사회의 구조적 불합리성을
묵인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왠지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것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
나는 17세부터 거의 10년을 유학생으로 유럽에서 생활했으며 직장 생활을
시작한 1988년 이후로도 수없이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그 누구보다도 선진국
여성들의 현실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우선 일을 하는 여성들의 프로 정신은 "절대적"이라고 할수 있을 만큼 철저
하며 적어도 내가 존경하는 몇명의 여류 인사들의 생활태도는 나를 숙연하게
만들곤 했다.
특히 난 이 부분에서 나의 Paris 유학시절에 알게 되어 지금도 서로 편지를
교환하는 어느 저명한 피아노 교수님을 생각하게 된다.
그분은 지금 일흔을 눈앞에 둔 연세로만 본다면 이미 손자 여럿을 둔
"할머니"이시다.
우리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서로 만나 식사도 하고 음악회도 가고 산책도
하곤 했는데 그분의 모습은 항상 꾸밈이 없고 아름다웠으며 그분의 이성은
항상 냉철함을 잃지 않았다.
그 교수님의 남편되시는 분은 프랑스에서도 존경받는 암 전문의로 파스퇴르
연구소장까지 역임하신 분이셨는데 지금 그 분은 몇년째 병석에 누워 계신다.
훌륭한 자질을 갖춘 미래의 피아니스트를 양성하며 교육자로서의 긍지를
느끼고 계시는 그분은 그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매일 왕복 100km의 거리를
직접 운전하시며 남편의 병수발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 분이시다.
또한 아름다움에 대한 그분의 열정은 아직도 대단하여 지금도 건강식과
운동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 분이다.
그분이 나에게 해준 수많은 조언중에서도 "때를 놓치지 말아라.
일과 사랑에는 너의 모든 것을 바쳐라.
그리하여 네가 사십이 되어 네 인생을 되돌아 볼때 웃을수 있다면 네 인생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너는 여자다.
여자는 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라는 말을 항상 기억하며 지금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용기를 잃을 때마다 또 여자라는 부담감을 느낄 때마다
되새겨 본다.
누구에게든 어려움은 있다.
옛말에도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라 하지 않았는가?
문제가 없다면 해결책도 없다.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나의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내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온다 하더라도 헤쳐나갈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활 신조이다.
내가 일하는 곳이 이 지구상의 어느 곳이든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그 환경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나의 세계를 펼치는 것이다.
지나온 과거에 얽매여 탄식하기 보다는 여성 자신이 주인이 되어 "누구를
위하여"라기 보다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일을 한다면 조금은 긍정적이고
발전적일수 있을 것이다.
나의 개인적 견해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의 여성들이 결코 푸대접만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또한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우리는 어쩌면 선진국
여성들 보다도 이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지나온 8년의 시간이 나에게 결코 힘들지만은 않았으며, 21세기를
목전에 둔, OECD 가입과 함께 선진국의 대열에 선 나의 조국에서 여성으로서
나의 능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것은 나에겐 커다란 긍지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
"일하는 여성"
얼마나 멋진 말인가?
나도 종종 일하는 여성, 비즈니스 우먼 또는 능력을 인정받는 여성 경영인
이라는 찬사 아닌 찬사를 듣곤 하는데, 그때마다 난 다시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곤 한다.
과연 일하는 여성이란 어떤 여성인가?
나는 지난 7월부터 아시아비즈니스포럼(Asia Business Forum)이라는 다국적
기업의 한국 지사장으로 국제회의 전문기획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면 구성원 전체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그 어떤 직종보다도 여성의 특성을 살릴수 있는 분야여서 인지 우리 그룹
전체의 85%가 여성이다.
물론 여성으로서, 작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한 업체의 장을 맡다 보니 이런
저런 어려움이 나의 왕성한 의욕을 저울질하는 것은 피할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아직은 사회적으로 유교적, 봉건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서구적인 경제구조 즉, 자본주의가 활개를 치는 이 사회의 구조적 불합리성을
묵인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왠지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것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
나는 17세부터 거의 10년을 유학생으로 유럽에서 생활했으며 직장 생활을
시작한 1988년 이후로도 수없이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그 누구보다도 선진국
여성들의 현실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우선 일을 하는 여성들의 프로 정신은 "절대적"이라고 할수 있을 만큼 철저
하며 적어도 내가 존경하는 몇명의 여류 인사들의 생활태도는 나를 숙연하게
만들곤 했다.
특히 난 이 부분에서 나의 Paris 유학시절에 알게 되어 지금도 서로 편지를
교환하는 어느 저명한 피아노 교수님을 생각하게 된다.
그분은 지금 일흔을 눈앞에 둔 연세로만 본다면 이미 손자 여럿을 둔
"할머니"이시다.
우리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서로 만나 식사도 하고 음악회도 가고 산책도
하곤 했는데 그분의 모습은 항상 꾸밈이 없고 아름다웠으며 그분의 이성은
항상 냉철함을 잃지 않았다.
그 교수님의 남편되시는 분은 프랑스에서도 존경받는 암 전문의로 파스퇴르
연구소장까지 역임하신 분이셨는데 지금 그 분은 몇년째 병석에 누워 계신다.
훌륭한 자질을 갖춘 미래의 피아니스트를 양성하며 교육자로서의 긍지를
느끼고 계시는 그분은 그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매일 왕복 100km의 거리를
직접 운전하시며 남편의 병수발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 분이시다.
또한 아름다움에 대한 그분의 열정은 아직도 대단하여 지금도 건강식과
운동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 분이다.
그분이 나에게 해준 수많은 조언중에서도 "때를 놓치지 말아라.
일과 사랑에는 너의 모든 것을 바쳐라.
그리하여 네가 사십이 되어 네 인생을 되돌아 볼때 웃을수 있다면 네 인생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너는 여자다.
여자는 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라는 말을 항상 기억하며 지금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용기를 잃을 때마다 또 여자라는 부담감을 느낄 때마다
되새겨 본다.
누구에게든 어려움은 있다.
옛말에도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라 하지 않았는가?
문제가 없다면 해결책도 없다.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나의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내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온다 하더라도 헤쳐나갈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활 신조이다.
내가 일하는 곳이 이 지구상의 어느 곳이든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그 환경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나의 세계를 펼치는 것이다.
지나온 과거에 얽매여 탄식하기 보다는 여성 자신이 주인이 되어 "누구를
위하여"라기 보다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일을 한다면 조금은 긍정적이고
발전적일수 있을 것이다.
나의 개인적 견해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의 여성들이 결코 푸대접만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또한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우리는 어쩌면 선진국
여성들 보다도 이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지나온 8년의 시간이 나에게 결코 힘들지만은 않았으며, 21세기를
목전에 둔, OECD 가입과 함께 선진국의 대열에 선 나의 조국에서 여성으로서
나의 능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것은 나에겐 커다란 긍지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