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르트 요한손 국제축구연맹 (FIFA) 부회장겸 유럽축구연맹 (UEFA)
회장은 FIFA 집행위원회가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를 각 국당 8-10개
도시에서 갖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초청으로 지난 23일 세네스 에르지크 (터키) 신임 FIFA
집행위원과함께 방한한 요한손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30분 일본으로
떠나기 앞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개최도시 결정은 FIFA가 아니라 양국 월드컵조직위원회나 지방자치단체가 결
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요한손 부회장은 이어 "경기장 수가 늘어날 경우 개최국의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 FIFA의 개최도시 숫자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FIFA가 내년 1월7일 실무위원회 (Working Group) 회의에서 한.일 양국에
대한 월드컵 준비상황 실사 자료를 토대로 양국 결정 내용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요한손 부회장은 또 한.일간 수익 배분문제 등과 관련, "내년초 양국의
상이한통화 가치 등 제반 문제점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며 현재 FIFA
집행위가 양국 조직위와 접촉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 집행위가
내년 1월 실무회의에서 각종 현안들이 일괄 처리될 수 있도록 조정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차기 FIFA 회장감으로 지목되고 있는 요한손부회장은 오는 98년 회장
선거 출마여부에 대해 유럽축구연맹 (UEFA)으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아왔으며 출마가 확실시되는 주앙 아벨란제 회장과 공정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다짐, 사실상의 출마를 공식화했으나 현재로선 별도의
선거 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한손 부회장은 "아벨란제 회장이 지난 74년 이후 회장으로서 많은
기여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회장직을 맡았으므로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주장들이 UEFA쪽에서 나오고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아벨란제 회장 자신도 74년 출마 당시 스탠리회장이 고령으로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지적했다.

요한손 부회장은 2박3일의 방한 일정동안 이수성총리와 이홍구 신한국당
대표 등 정.관계 인사, 정몽준 축구협회장을 비롯한 축구 관계자들과 만나
2002월드컵 준비상황 및 TV 방영권, 수익사업 이익배분 문제, 로고 및
마스코트 결정 등 현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한손 부회장 일행은 24일 울산 현대자동차와 현대조선 등을 돌아본 뒤
25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앞서 정회장 등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하얏트호텔에서 조찬모임도 가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