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섭 <순천향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설사환자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환자마다 설사의 증상을 주관적으로
이야기해 진단에 애를 먹는다.

배변습관은 개인차가 큰데 대개 설사는 배변의 횟수 및 수분량 장운동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객관적인 평가로 대변의 무게(정상인은 하루 100~200g)를 측정해
하루에 250g이상일때 설사라 한다.

설사를 하면 증상이 급성인지, 점진적인지, 변에서 악취가 나는지, 설사가
식사와 관계가 있는지, 밤에 잠에서 깨어 화장실에 가는지, 최근 여행을
다녀왔는지, 조개류와 같은 해산물을 먹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또 설사를 유발할수 있는 약을 먹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주위에서 약을 밥먹듯 자주 많이 먹는 사람을 볼수 있는데 항생제
알칼리성제산제 고혈압제제 이뇨제 변비치료제 완하제 등의 약물과 알콜이
설사를 유발할수 있다.

특히 저혈압이나 혈액량 감소를 초래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설사환자는
설사증상이 경미하더라도 갑자기 쇼크에 빠질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에 의한 음식물오염으로 인한 설사는 증상에
차이가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설사는 구토 발열 오한 증상이 없고 변에 피가 섞이지
않는 가벼운 설사가 갑자기 생겨 2~3일 계속되다 사라진다.

설사가 3~4일 이상 지속돼 심한 구토 오한 복통 혈변증상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세균성설사를 의심할수 있고 혈액 대변검사를 통해 원인세균을
검출, 수액제오 적합한 항생제로 치료받아야 한다.

5~7일 이상 설사가 지속되면 만성설사나 급성지속성 설사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과민성대장염은 대장운동에 장애를 일으켜 장관손상을 일으키지는 않으나
설사 복통 복부팽만 배변습관변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피가 섞이지 않고 악취가 심하게 나는 대변을 많이 보면 만성췌장염이나
소잘질환 등이 원인이다.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환자가 소장 및 췌장질환을 동반할 경우 500g이상의
변을 본다.

피가 섞인 설사가 계속되며 열이 없을 때는 궤양성대장염이 의심되므로
S장 결장내시경검사를 실시한다.

소량의 무른변을 자주보는 경우에는 소화기관내 염증성 병변 또는 대장내
종양이 생겼다고 의심할수 있다.

직장암에 의해 직장이 막혀 만성설사를 하는 수도 있으므로 직장
수지검사로 대장 및 직장에 변이 가득차 설사하는지 판별해야 한다.

반면 신경성설사는 식후 복통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특징.

심한 설사가 5일이상 지속되거나 만성설사가 의심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